Project Description
예레미야서 50장 4-5절, 시편 31편 14-19절, 에베소서 1장 15-23절
[인사]
사랑하는 생명사랑 교우 여러분! 전국의 성도 여러분! 그간 평안하셨습니까? 지금 우리는 여름 한복판을 지나고 있어서 날씨도 무덥고, 요 며칠 사이는 밤새 폭우를 쏟는 날도 있었습니다. 지난 7월 28일 강원도 양양 낙산 해변 공사 인근 현장에서는 거대한 씽크홀이 발생하여 편의점 건물 한쪽이 무너져 내리는 일도 있었습니다. 여러모로 몸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우리 생명사랑교회가 주신 안식년을 잘 보내고 있습니다. 안식년 기간이지만 저의 다음 목회를 허락해 주신 것에 감사를 드리며 지난 3개월 동안 제가 어떻게 지냈는지 보고드리고 남은 안식년 계획도 말씀드리려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
[안식년 전반기 보고]
5월에 안식년이 시작되었지만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 강의와 기장 여신도 교육원 서울교실과 청주교실 강의는 끝나지 않았었고, 노회와 총회 등에서 맡고 있는 일들은 지교회의 목회 일정과 상관없이 지속되기 때문에 안식년 3개월을 보내는 동안에도 마냥 쉴 수는 없었습니다. ‘안식년’이라는 단어는 편안히 쉬라는 뜻을 지니고 있지만, 여러분들께서 기도하실 때 자주 말씀하시는 것처럼 안식년의 참된 의미는 지난 목회를 돌아보고 다음 목회를 구상하는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라는 것입니다. 국가 지도자인 대통령이 보내는 휴가가 정국에 대한 구상의 시간이라면, 저는 지금 안식년을 보내면서 다음 목회에 대하여 이런저런 생각들을 많이 하고 있고, 그런 면에서 보자면 안식년은 제게 충분한 재충전의 시간이 되고 있습니다. 안식년 기간 동안의 구체적인 저의 일정들은 목회운영위원회 회의록을 보시면 다 나옵니다. 다음 카페에 들어가셔서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3개월을 보내며 제가 한 일들을 몇 부분으로 구분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는 제 몸을 챙기고 가족과 모처럼 만에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틈나는 대로 걷기와 달리기를 하면서 코로나 기간 소홀했던 체력을 보강하고 있고, 아이들 챙기며 음식도 만들고, 집안일도 좀 하고, 결혼 20주년을 맞이해서 가족과 함께 여행도 다녀왔습니다.
둘째는 노회와 총회, 학교 등에서 요청한 일들을 했습니다. 2022년 총회 선교정책협의회와 신도정책협의회에서 발제를 하고, 한신대 신학대학원 신앙 수련회에서 특강을 하고, 두 곳의 교회에서 주일 설교도 했습니다. 제가 노회에서는 노회 부서기, 정치부 서기, 노회조직개편위원회 서기, 교회와 사회, 평화통일 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고, 총회에서는 연금재단 이사직을 맡고 있습니다. 사단법인 평화나무 이사이고, 심원 안병무기념사업회 서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종교간대화위원회 위원이기도 합니다. 또한 신학교와 교회현장을 이어주고, 우리 교단의 신학교육과 목회자 재교육 등의 과제를 안고 발족하게 되는 교학협력센터의 운영위원이기도 합니다. 안식년 기간이지만 이런 대외활동과 회의와 사역들은 지속되기 때문에 이런 일들을 하면서 교계와 교단이 처한 형편들을 계속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습니다. 안식년 기간이지만 지속성을 요구하는 온라인 선교와 꼭 필요한 목회 업무들이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월요아침묵상, 생명사랑 5분 말씀 묵상, 마태복음서 강해, 수요사경회는 중단하지 않았고, 직장 예배도 월1회 꾸준히 드리고, 상담 요청하는 분들과의 만남도 이어갔습니다.
셋째는 전국을 다니며 온라인 성도와 전국의 선후배 동료 목회자들, 그리고 저를 찾는 분들을 만난 것입니다. 지난 3개월간 만난 분들을 모두 합치면 120명이 넘습니다. 아직 더 만나야 할 분들이 계시긴 합니다만, 지금까지 다양한 성도들과 목회자들을 만나 대화하면서 몇 가지 느낀 것이 있습니다.
우선 2년이 넘는 코로나 기간 동안 그리고 지금까지도, 전국의 교회가 매우 큰 어려움에 있는 것을 두 눈으로 보았습니다. 거의 모든 교회가 코로나 이전보다 예배 인원이 20-30% 감소했고, 많은 목회자들이 번아웃 상태에 있었습니다. 지금은 간신히 버티고 있는 형국이지만 초저출산, 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추락, 코로나 전염병 지속과 언택트 사회로의 빠른 변화, 인구의 감소로 인한 지방과 농촌의 쇠퇴 같은 사회변동 속에서 각 교회는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어떻게 목회를 해야 할 지 실로 막막해 합니다.
그런데 그런 가운데에서도 제게 희망을 준 것은 제가 만난 성도들은 여전히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과 하늘의 지혜에 대한 열정과 갈망이 살아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주님의 말씀에 목마르고, 좀 더 나은 그리스도인, 참된 신앙인이 되고자 애쓰고 노력하는 분들이었습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읽은 시편 말씀을 보면 저자는 오로지 하나님만을 의지하며, 하나님만이 자신의 주님이라고, 자신의 앞날은 오직 주님께 달렸다고 고백합니다. 시편 저자처럼 오늘날도 이 불의한 세상 속에서 온전히 주님을 찾고, 악한 자들에게 맞서서 주님의 뜻을 일구려는 신앙인들이 전국 도처에 계십니다. 그래서 저는 신앙을 바르게 이끌어 줄 공동체와 목회자가 있다면 얼마든지 한국교회는 새롭게 거듭날 수 있다는 확신을 얻게 되었습니다.
예레미야서 50장은 바벨론의 멸망과 이스라엘의 구원에 대해 말씀합니다. 기원전 721년 북이스라엘은 아시리아의 손에 넘어가고, 남유다 왕국 또한 기원전 587년에 바벨론에 의해 멸망 당합니다. 예루살렘 성전은 무너지고, 하나님의 백성임을 자처하던 이스라엘과 유대 백성들이 바벨론의 포로가 되어 이방 땅으로 끌려가 반세기를 보내야 했던 이 시기는 이스라엘 민족 최대의 위기였습니다. 강대국들 사이에서 간신히 명맥을 유지했던 민족 전체가 멸절될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바벨론으로 끌려간 유대인들은 하루아침에 종과 노예가 되었고, 성전 없는 낯선 환경 속에서 구원자 야훼 하나님 신앙은 뿌리로부터 흔들리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바벨론 포로시기를 거치며 유대인들은 유일하게 합법적인 중앙 성소였던 예루살렘 성전 대신에 각지에 세워진 회당을 통해 제사 중심의 예식에서 말씀의 예배로의 전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성전 제사의 외형적인 형식보다 말씀을 통한 내면적 깨달음을 통해 생활신앙으로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성전이라는 공간 중심에서 안식일이라는 시간 중심의 새로운 신앙생활의 변화를 이끌어냈으며, 고난의 한복판에서 자신들의 죄와 잘못, 지난날의 나태했던 신앙들을 성찰하고, 다시금 하나님 앞에 올바로 서는 계기로 삼을 수 있었습니다. 신학적으로는 다신(多神) 가운데 하나인 만군의 신으로서의 하나님 신앙(henotheism)에서 온 우주를 창조하신 유일하신 하나님 신앙(monotheism)을 갖게 되며, 신앙의 양상 또한 구원 신앙에서 창조 신앙으로 훨씬 더 넓어집니다.
예언자 예레미야는 이스라엘 백성과 유다 백성이 바벨론 포로 생활을 마치고 함께 돌아오게 되는데, 이들은 울면서 돌아와서 하나님을 찾고, 절대로 파기하지 않을 영원한 언약을 맺어 하나님과 하나가 될 것이라고 예언합니다. 비 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진다는 속담처럼 유대 민족 전체의 위기가 훨씬 넓고도 깊은 신앙으로 가는 계기가 되었던 것입니다. 저는 지금 한국교회의 위기를 부정적으로만 보지는 않습니다. 지금의 상황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우리를 더 성숙한 신앙으로 이끌 것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담임목사가 교회를 6개월이나 비운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담임목사가 없어도 부교역자들과 교인들이 함께 교회를 잘 이끌어갈 수 있다는 신뢰가 있어야 합니다. 또 우리 생명사랑교회가 처음 해보는 담임목사 안식년이기에 이것은 하나의 도전이고 모험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런 모든 과정이 하나의 신앙 훈련이 되고 또 뒤따라오는 이들에게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없는 3개월의 시간 동안 예배와 활동, 모든 면에서 어떤 어려움 없이 목회가 이루어지는 것을 볼 때, 저는 매우 뿌듯하고 좋았습니다. 집에서 온라인으로 주일 예배와 각종 기도회에 함께 하면서 저 또한 은혜의 시간이 되었습니다. 우리 교회는 작은 교회이지만, 아주 단단하고 짜임새 있는 목회와 교육으로 좋은 믿음의 일군들을 길러내고 있는 교회임이 이번 안식년 기간 동안 다시 한번 확인되고 있습니다. 무척 자랑스럽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현실의 어려움은 결코 녹록지 않습니다. 우리가 풀어나가야 할 과제도 여전히 매우 많습니다.
[현실을 직시하라]
지금 전 지구는 복합적 기후 재앙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사막 한 가운데 있어서 일 년 내내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지난 7월 28일 갑작스러운 폭우가 내려 물바다가 되었습니다. 7월 평균 강우량이 8밀리미터에 불과한 라스베이거스에 1시간여 만에 250밀리미터가 넘는 폭우가 쏟아진 것입니다. 한편 캘리포니아는 불볕더위로 인한 산불이 계속 이어져 우리나라 여의도 면적의 70배나 되는 숲이 화마에 휩싸이고 있습니다. 유럽도 7월 말에 연일 40도가 넘는 더위로 1,500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기후변화는 지금 인류에게 생존을 위한 기본 환경을 파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더하고 있습니다. 만약에 지구의 온도가 1도가 더 오르면 인류의 생존에 적합한 땅 자체가 매우 축소될 것은 분명하고 그것은 곧바로 전 세계적 식량의 고갈로 이어질 것인데, 그때 80억에 가까운 인류가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협력하며 생존할 수 있을지 지금 아무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코로나로 국제 교역이 멈추고, 달러가 오르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길어지자 스리랑카는 국가부도 사태를 맞이했고, 이어 파키스탄, 베네수엘라 등 17개 정도의 개발도상국들이 심각한 파산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기후재앙으로 인한 식량의 위기가 찾아올 때 세계는 과연 어떻게 될까요?
각종 바이러스가, 지구 땅 전체의 70-80%를 점유하고 있는 인간을 매개체로 삼았기 때문에 앞으로 전염병 세계 대유행은 주기적이며 반복적으로 올 것이라는 예견이 거의 정설로 굳어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인류는 바이러스 속에서 어떻게 지혜롭게 살아야 할 것인지를 일상적으로 고민해야 합니다. 지금의 코로나 재유행 또한 바로 그런 현실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19는 4차 산업 혁명을 급격하게 당겨 왔습니다. 우리 모두는 이제 재택근무와 온라인 강의에 익숙해졌습니다. 비대면(Un-tact) 상황이 가져온 우리 삶의 변화는 매우 획기적인 것이었습니다만 이것을 잘 다루는 디지털 원주민과 달리 디지털 문맹인들에게 지금의 상황은 큰 어려움을 주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컴퓨터와 휴대전화 속에서 벌어지는 가상 세계에 익숙한 세대와 그렇지 못한 세대 사이의 격차와 불통, 갈등은 우리가 풀어야 할 또 하나의 새로운 과제입니다. 한편 국가의 지도자들의 역량이 매우 중요해졌고, 국가의 역할이 더 요구됩니다.
코로나 이후 전 세계의 물가가 급등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또한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 시대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한국경제는 삼중고를 겪으며 초대형 위기(perfect storm)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럴 때에 좋은 지도자를 만나야 하는데, 여러분 모두 알다시피 지금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은 20% 초반까지 떨어지고, 부정평가가 60% 후반대로 나오고 있습니다. 취임한 지 100일도 채 되지 않은 상황인데, 국정 전반에 걸쳐서 거의 모든 면에서 실책과 문제를 일으키거나 무능함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검찰 일색인 친분 위주의 정실 인사, 민생 챙기기보다는 전 정권 때리기에 몰두하는 것, 서민들의 고통을 외면하는 기득권자들을 위한 정책 도입, 복잡한 세상의 급격한 변화를 고려한 국가적 비전을 보여 주지 못한 채 국격을 떨어뜨리는 행동들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아무리 잘못한다 해도 기존의 법과 제도가 있고, 또 각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 정직하게 일하는 분들 덕분에 우리 사회는 어느 정도의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대통령제 국가에서 대통령의 결정 하나가 국가의 현재와 미래에 치명적인 위험과 위기를 불러올 수도 있습니다. 중국과 미국, 러시아와 일본 사이에 끼어있으며,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우리는 외교와 국방에 있어서 무척 신중해야 합니다. 경제와 부동산 정책, 교육 정책 등 우리의 삶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사안들의 경우 정부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우리 사회를 천국으로 만들 수도 있고, 지옥으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정부는 막중한 책임감으로 매사에 신중하게, 복잡하게 얽혀 있는 이해관계들을 살피며 정책을 결정하고 시행해야 합니다.
현대 사회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막스 베버는 20세기 초반 1차 세계 대전 후 극도의 혼란기를 겪고 있는 독일 사회와 유럽의 나라들을 돌아보면서 젊은 청년들에게 정치란 무엇이며 어떤 정치인을 뽑아야 되는지 강연을 하면서 이상적인 정치가의 상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정치란 열정과 통찰력을 동시에 가지고, 강하고 단단한 판자에 천천히 구멍을 뚫는 일이다. 그러나 이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지도자임에 틀림 없고, 지도자일 수밖에 없을 뿐만 아니라 또한 솔직히 영웅일 수밖에 없다. 그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이 세상이 너무 어리석거나 또한 야비한 경우에도 좌절하지 않을 사람, 무슨 일에 대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dennoch)’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 오직 이런 사람만이 ‘정치에의 소명’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막스 베버는 정치를 위해 사는 정치인과 정치에 의해 사는 정치인 즉 소명을 가진 정치인과 밥벌이를 목적으로 사는 정치인을 구별하면서, 정치인이 지녀야 할 자질로 열정과 책임, 그리고 통찰력과 균형 감각을 말합니다. 정치가의 열정이란 우리가 발 딛고 있는 이 세상을 좀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들겠다는 올바른 비전에 대한 정열적 헌신을 가리킵니다. 책임은 민중에 의해 선출된 대표자로서 맡겨진 본분에 책임을 다할 뿐 아니라 자신이 내린 정치적 결정에 무제한적 책임을 지는 것입니다. 통찰력과 균형 감각이란 내적 집중력과 평정 속에서 현실을 관조할 수 있는 능력, 즉 사물과 사람에 대해 거리를 둘 수 있는 능력을 뜻합니다.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개인의 정치적 이념과 복잡한 현실의 이해관계 속에서 중심을 잡는 능력이라고 할 것입니다.
최근에 개봉한 영화 “한산”은 을지문덕의 살수대첩, 강감찬의 귀주 대첩과 함께 한국사의 3대 대첩이라고 불리는 이순신 장군의 한산도 앞바다 견내량 해전을 주제로 만들어졌습니다. 학익진(鶴翼陣) 전술(箕張之勢)을 통해 해상에서의 포위섬멸전을 정교하게 선보인 세계 해전사에 빛나는 전투입니다. 이순신이 이끄는 조선 수군은 거북선 3척을 포함한 전선 55척으로 일본 수군 73척과 맞서게 되는데, 단 하나의 배도 파손됨 없이 적군의 배 47척을 침몰시키고, 12척의 배를 나포하는 대승을 거둡니다. 이 승리로 인해 일본의 수륙 병행 작전은 큰 차질을 빚게 되었고, 조선 수군은 남해를 완전히 되찾게 됨으로써 파죽지세로 무너져 내리던 임진왜란의 전세를 바꾸게 되었고 끝내 일본의 침략으로부터 국가를 지키는 밑거름이 됩니다.
김한민 감독에 의해 재탄생한 이 영화는 애니메이션 기법을 사용하고 전쟁의 긴박함을 그려내기 위한 설정이 들어가서 역사적 사실과는 조금 다른 점도 있지만, 국가의 위기 상황에서 지도자는 무엇을 보여 주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매우 잘 그려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순신은 최고 사령관으로서 전투 지형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세부적이고 치밀한 전략 아래 자신이 거느리고 있는 각 장군들과 병사들의 장단점을 고려한 군사 배치를 통해 승리를 일구어냅니다. 압도적인 대승을 향한 과감한 결단력과 흔들리지 않는 단호함, 모든 수군이 한마음 한뜻이 되도록 지도하고 이끄는 모습을 통해 조선 백성들은 힘을 얻고 위기를 극복해 냅니다.
[주님의 환한 얼굴이 우리를 비추기를]
이제 제게 약 3개월의 안식년이 남았습니다. 지난 3개월 동안 저는 많은 만남 속에서 지금 한국 사회와 교회의 현실을 관찰하고 진단하였습니다. 이제 남은 기간 동안은 다음 목회를 준비하는 일과, 우리들의 신앙을 더 공고히 해 줄 책을 집필하는 일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지난 6년 반의 목회를 통해 우리 생명사랑교회는 꽤 단단한 기초를 쌓았고, 토대를 다졌습니다. 그 반석 위에 앞으로 더 든든한 신앙의 건물을 올려야 합니다. 우리 생명사랑교회는 예배 공동체에서 선교 공동체로의 전환, 주일 중심의 활동에서 일상의 모든 시간을 활용하는 공동체로, 주일 신자(church-goer)에서 참된 그리스도인(faithful christian)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무엇보다 우리 생명사랑 신앙공동체는 주님의 말씀과 하늘의 지혜를 붙들어야 합니다. 계속해서 실력 있는 목회자를 양성해야 하고, 서로 돌보고 아끼는 가족 공동체를 이뤄가야 합니다. 7년 전에 제가 처음 부임했을 때는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했지만, 이제는 우리 모두가 서로의 장단점을 알고 있으니, 그것을 잘 조율하고 협력해서 한국 개신교의 변화를 위한 성공적인 모델을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작지만 건강하고 튼튼하고 모든 면에서 소망이 되는 교회를 세워갑시다. 주님께서 환한 얼굴로 우리를 비춰 주시도록 우리 모두가 애를 씁시다.
오늘 바울 사도가 에베소 교회에 보낸 편지를 우리들에게 보낸 편지로 읽으면서 오늘 저의 설교를 마칠까 합니다. 바울 사도의 마음이 제 마음이고, 바울 사도의 권면이 제 권면이며, 바울 사도와 더불어 드리는 에베소 교인들의 신앙고백이 우리의 고백이 되길 빕니다.
“사랑하는 생명 사랑 교우 여러분! 전국의 성도 여러분! 저는 주 예수에 대한 여러분의 믿음과 모든 성도를 향한 사랑을 듣고서, 여러분을 두고 끊임없이 감사를 드리고 있으며, 기도할 때마다 여러분 모두를 기억합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하나님이신 영광의 아버지께서 이 땅을 변화시키는 하늘의 지혜와 미래를 선도하는 계시의 영을 여러분에게 주셔서, 하나님을 올바르게 알게 하시길 빕니다. 여러분의 마음의 눈을 밝혀 주셔서, 하나님의 부르심에 속한 소망이 무엇이며, 성도들에게 베푸시는 하나님의 영광스러운 상속이 얼마나 풍성한지를, 여러분이 알게 되기를 바랍니다. 또한 믿는 사람들인 우리에게 강한 힘으로 활동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이 얼마나 엄청나게 큰지를, 여러분 모두가 체험하기를 바랍니다. 하나님께서는 이 능력을 그리스도 안에 발휘하셔서, 그분을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살리시고, 하늘에서 자기의 오른쪽에 앉히셔서 모든 정권과 권세와 능력과 주권 위에, 그리고 이 세상뿐만 아니라 오는 세상에서 일컬을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나게 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만물을 그리스도의 발아래 굴복시키시고, 그분을 만물 위에 교회의 머리로 삼으셨습니다. 우리에게는 예수 그리스도만이 주님이십니다. 그리고 우리 생명사랑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요, 만물 안에서 만물을 충만케 하시는 분의 충만함으로 가득할 것입니다.”
다함께 기도하겠습니다.
* 설교 후 기도
사랑과 은총의 하나님! 주의 선하심은 끝이 없고, 주님의 인자하심은 영원하십니다. 주님을 높이고 주님을 찬양합니다. 우리가 온전히 주님만 의지하는 하나님의 참된 백성이 되게 하여 주소서. 다른 이들과의 비교 속에서 상대적 박탈감으로 허탈해 하거나 우월감을 느끼며 교만하지 않게 하여 주소서. 주님을 따르는 이들로 마땅히 가야할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게 하여 주소서. 코로나 19 상황이 우리의 삶에 많은 변화를 가져 왔습니다. 이 변화를 통해서 주님께서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하시고, 우리 생명사랑 신앙공동체가 언제나 충실한 종, 신실한 제자가 되게 하여 주소서. 주님의 환한 얼굴로 우리를 비춰 주시고, 주님의 뜻 안에서 우리들이 계획하고 실행하는 일들을 통해 주님 영광 받으시옵소서. 영원한 사랑으로 우리를 자유로 이끄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 감사기도
자비하신 하나님! 우리가 주님을 송축하고, 우리의 입술로 주님을 찬양합니다. 지난 세월 주님께서는 우리의 겪는 어려움들을 이겨내게 하시고, 우리가 때로 주님께 소홀할 때에도 여전히 우리를 사랑해 주셨습니다. 새 시대에 적응하며 또 다른 내일을 다시 꿈꾸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10주년을 맞이하여 새로운 도약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변화된 시공간 속에서 하나님 나라 선교를 잘 감당하게 하여 주소서. 이 시간 주님께 예물과 함께 우리 자신을 드립니다. 받아 주소서. 오늘 예배를 통해 천국의 기쁨을 누리고 저 세상으로 나아가 주님께서 감당하라 명하신 소명을 이어나가겠습니다. 모든 것에 감사하며,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 파송사
사랑하는 생명사랑교우 여러분! 어깨를 쭉 펴고 똑바로 서십시오. 세상으로 당당하게 그리고 힘차게 걸어 나가십시오. 자유인으로 사십시오. 주님께서 환한 얼굴로 여러분을 비추십니다. 한결같은 사랑을 여러분에게 베푸십니다.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흔들리지 말고 날마다 하나님의 놀라운 능력을 체험하는 여러분이 되십시오.
* 축도
하늘의 따뜻한 바람이 여러분의 가정 위로 부드럽게 불기를, 거룩한 영이 여러분의 집에 들어가는 모든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시고, 여러분이 가는 길마다 여러분들의 어깨 위로 늘 무지개가 뜨기를 빕니다. 이제는 성부, 성자, 성령 하나님의 무한하신 사랑과 은총이 생명을 살리고 사랑이 넘치는 세상을 일구는 생명사랑 모든 믿음의 지체들 위에, 함께 예배하고 선교하는 전국의 모든 성도 위에 지금부터 영원까지 함께 하시길 간절히 축원하옵나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