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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하나님께 돌려 드려라”(마 22:21-22)
그들이 대답하였다. “황제의 것입니다.” 그 때에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렇다면,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돌려드리고,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돌려드려라.” 그들은 이 말씀을 듣고 탄복하였다. 그들은 예수를 남겨 두고 떠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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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새파와 헤롯 당원들은 말로 트집을 잡아 올무에 걸리게 하려고 납세 문제에 대해 예수께 질문을 던집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이들의 속셈을 알아채시고 올무를 빠져 나갈 뿐만 아니라 그들의 내면에 깊은 파장을 일으키십니다.
“카이사르의 것은 카이사르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돌리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카이사르 즉 로마 황제마저도 하나님의 것이니 로마 황제도 하나님께 돌려 드려야 하고, 로마 황제도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었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예수님을 책잡으려던 이들이 하나님을 생각하지 않고 로마에게 세금 바치는 문제에만 골몰하고 있었다는 사실도 알게 됩니다.
오늘 예수님의 멋진 이 대답은 우리들로 하여금 신앙의 뿌리를 생각하게 합니다.
그렇다면 황제의 것은 무엇이며, 하나님의 것은 무엇일까요? 저는 이렇게 생각해 봅니다. 황제의 것은 남의 것도 자기 것으로 삼으려는 것! 즉 공적인 영역을 생각하지 않고 모든 것을 사적인 것으로 만드는 것이라 생각합니다(私私化, privatization). 반대로 하나님의 것은 언제나 모두(公)를 생각하는 것입니다. 나 혼자만이 아니라 전체에게 유익이 되는 것!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 존재하는 모든 사물에 의미를 주는 것이 바로 하나님의 것이 아닐까 합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것을 하나님께 돌려 드리려고 한다면 우리의 모든 생각과 행위가 나 자신, 우리 가족, 내 친구나 동료들만이 아니라 이 세계 전체, 우주 전체에 어떤 유익과 의미를 주는가를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장공 김재준 목사님은 이런 관점을 범우주적 사랑의 공동체라는 말로 표현했습니다. 우주를 통틀어 사랑의 공동체로 만들려는 그 마음이 바로 하나님의 마음이며 우리 또한 그 마음에 따라 하나님의 것을 하나님께 돌려 드려야 하겠습니다.
기도 : 하나님! 세상의 황제, 곧 세상을 지배하려는 자들은 언제나 자기가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을 부족하다고 여겨 남의 것을 빼앗는데 관심을 둡니다. 세금이란 공공 영역에 쓰이는 것인데, 세금마저도 자기 배를 채우는 데 씁니다. 그런 지배자들 가득한 세상에 있다 보면 우리마저도 거기에 물들고 맙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돌려 드리는 삶을 살게 하여 주소서. 하나님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하나님께서 이미 주신 은총이 얼마나 큰 지를 깨닫게 하소서. 자칭 황제라 하는 이들이 지배하는 이 세상에서도 하나님 나라의 꿈을 잃지 않게 하시고, 그 나라 임하기까지 하늘나라의 시민으로 최선을 다해 살게 하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