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Description
글: 한문덕 목사
목소리: 이건화 권사
글: 박지형 집사
49. 반복을 통한 성장
일찍이 아브라함 때에 그 땅에 흉년이 든 적이 있는데, 이삭 때에도 그 땅에 흉년이 들어서, 이삭이 그랄의 블레셋 왕 아비멜렉에게로 갔다. 주님께서 이삭에게 나타나셔서, 말씀하셨다. “이집트로 가지 말아라. 내가 너에게 살라고 한 이 땅에서 살아라” ~ 중략 ~ 그래서 이삭은 그랄에 그대로 머물러 있었다. 그 곳 사람들이 이삭의 아내를 보고서, 그에게 물었다. “그 여인이 누구요?” 이삭이 대답하였다. “그는 나의 누이요” 이삭은 “그는 나의 아내요” 하고 말하기가 무서웠다. 이삭은, 리브가가 예쁜 여자이므로, 그 곳 사람들이 리브가를 빼앗으려고 자기를 죽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창세 26:1-2,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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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의 아내를 누이라고 속인 이야기는 아브라함에게서 두 번, 이삭에게서 한 번 나옵니다. 반복되는 이야기에는 낯선 이방 땅에서 죽음의 공포를 느끼며 아리따운 아내를 빼앗기고 목숨도 잃을까 걱정하는 유목민들의 처지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흉년이 들자 아브라함은 이집트로 피신하였는데, 거기에서 아내 사라는 바로의 궁으로 불려 들어가고, 대신 아브라함은 큰 대접을 받고, 양 떼와 소 떼, 암나귀와 수나귀, 남녀 종과 낙타까지 얻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바로의 집안을 치셔서 다행히 사라가 욕보는 일은 없었습니다(창세 12:10-20). 그런데 아브라함이 그랄에 머물 때도 같은 일이 벌어집니다. 그 때에도 하나님께서 그랄 왕 아비멜렉의 꿈에 나타나셔서 사라를 보호합니다(창세 20:1-18). 그런데 아브라함의 아들 이삭 또한 자기 아내를 아내라고 하지 못하고 누이라고 속이고서야, 그랄에 머무를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과 이삭에게 땅을 약속하시고, 큰 민족이 될 것이라 말씀하시지만,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아브라함과 이삭은 하나님의 약속은 새카맣게 잊고 스스로 먹고 살길을 찾아 나서는데, 그럴 때마다 이런 곤경에 처하게 됩니다. 그런데 같은 사건을 반복하면서도 상황은 조금씩 달라집니다. 특히 이삭의 이야기에서는 이집트로 내려가는 일은 없고, 블레셋 왕 아비멜렉이 리브가를 데려가는 일도 없습니다. 아비멜렉은 뒤늦게 리브가가 이삭의 아내라는 것을 알고, 이삭을 나무라면서 모든 백성에게 이삭과 리브가를 건드리는 사람은 사형에 처할 것이라는 경고까지 합니다. 하나님은 자기 백성에게 약속을 하시는데, 그 백성은 위기에 처할 때마다 하나님보다는 제 힘으로, 또는 다른 세력에게 의지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런 인간의 나약함을 아시고 또 다른 방식으로 보호하시며, 천천히 깨닫게 하십니다. 반복되는 실수를 통해서 배우고 깨달을 수 있다면 다행입니다. 아내를 누이라 속이는 이야기는 야곱이나 요셉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이제 그들은 아브라함과 이삭과 달리 확실하게 하나님하고만 씨름하고(창세 32:22-32), 하나님의 뜻에 뿌리를 내렸기 때문입니다(창세 45:7, 50:20).
기도 : 하나님! 우리는 실수하는 존재입니다. 험악한 세상, 반복되는 곤경 속에서 어쩔 줄 모릅니다. 하나님께서 지켜주실 것이라는 신뢰도 순식간에 무너집니다. 주님! 우리와 함께하시고, 거듭되는 실패에서 배우게 하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