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Description
글: 한문덕 목사
목소리: 김지연 집사
반주: 박지형 집사
44. 사라를 생각하면서
사라는 백 년 하고도 스물일곱해를 더 살았다. 이것이 그가 누린 햇수이다. 그는 가나안 땅 기럇아르바 곧 헤브론에서 눈을 감았다. 아브라함이 가서, 사라를 생각하면서, 곡을 하며 울었다. 아브라함은 죽은 아내 옆에서 물러나와서, 헷 사람에게로 가서 말하였다. “나는 여러분 가운데서 나그네로, 떠돌이로 살고 있습니다. 죽은 나의 아내를 묻으려고 하는데, 무덤으로 쓸 땅을 여러분들에게서 좀 살 수 있게 해주시기를 바랍니다.”(창세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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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의 가수 김광석이 부른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라는 노래가 떠오릅니다. “다시 못 올 그 먼 길을 어찌 혼자 가려하오. 여기 날 홀로 두고 여보 왜 한마디 말이 없소.” 사라를 보내는 아브라함의 마음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입니다. 사라는 백스물 일곱해를 살았는데, 아브라함은 백일흔 다섯해를 삽니다. 그러니까 아브라함이 사라보다 열 살이 많기에, 아브라함은 사라가 죽은 이후로 38년이나 더 산 것입니다. 이삭은 백여든해를 살았고, 야곱도 백마흔일곱을 살았으니 이들에 비하면 사라는 꽤 일찍 목숨을 거두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라의 일생을 생각해 보면 90살에 간신히 아들 하나를 얻었고, 그 아들을 얻기 전에는 자신의 몸종 하갈로부터 멸시를 당했을 뿐만 아니라 온갖 기근을 겪으며 남편을 따라 떠돌았고, 심지어 남편의 누이처럼 행세를 해야 했습니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아들 이삭을 하나님께 바치려고 했는데, 그 때 사라의 심정이 어떠했을지 우리는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고생스런 나날을 살았기에 어쩌면 하늘이 주신 목숨을 온전히 누리지 못하고 이른 나이에 죽음을 맞이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사라를 생각하면서 오늘 아브라함은 곡을 하며 울었습니다. 아마 이 울음 속에는 아내와 함께 했던 지난날의 모든 우여곡절이 녹아 있을 것입니다. 아내를 묻을 땅 한 평조차 미리 준비하지 못했던 아브라함은 뒤늦게 헷사람에게서 묘지로 쓸 땅을 삽니다. 그렇게 사라를 이방 땅 한구석에 묻습니다. 철학자 김영민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익지 않으면 죽는다는 것, 그러나 익어도 죽는다는 것, 그것이 곧 인생이라는 짧은 봄날의 이치인데~~” 그렇습니다. 인생은 그렇게 지나가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기도 : 생명의 하나님! 백년도 채 살지 못하면서 천년의 근심을 지니며 우리는 하루하루 살아갑니다.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것이 우리네 인생입니다. 지나고 나면 후회하면서도 또 새롭게 닥치는 일에 대해서는 어리둥절 어쩔 줄을 몰라 합니다. 그렇게 우리는 늙어갑니다. 그러나 하나님! 그렇게 휙 지나가는 짧은 생애 속에서도 잠시나마 영원의 숨결을 느끼게 하시고, 사랑의 노래를 듣게 하소서. 바라기는 한 평 땅뙈기에 묻힐 인생인데 너무 욕심부리지 않게 하소서.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