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Description
글: 한문덕 목사
목소리: 송실 전도사
반주: 박지형 집사
39. 묵은 감정
아기가 자라서, 젖을 떼게 되었다. 이삭이 젖을 떼는 날에, 아브라함이 큰 잔치를 벌였다. 그런데 사라가 보니, 이집트 여인 하갈과 아브라함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 이삭을 놀리고 있었다. 사라가 아브라함에게 말하였다. “저 여종과 그 아들을 내보내십시오. 저 여종의 아들은 나의 아들 이삭과 유산을 나누어 가질 수 없습니다.” 그러나 아브라함은, 그 아들도 자기 아들이므로, 이 일로 마음이 몹시 괴로웠다. (창세 2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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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갈과 사라는 각각 지난 날 감정의 앙금들이 남아 있습니다. 창세기 16장에 의하면 사라는 아이를 낳지 못하였기에 자기 몸종인 하갈의 몸을 빌려서 아브라함 집안의 대를 이어갈 수 있게 합니다. 그런데 하갈은 자기가 임신한 것을 알고 여주인을 깔봅니다. 이 사실에 화가 난 사라는 아브라함의 동의 아래에 하갈을 학대합니다. 그 뒤로 십 수 년의 세월이 흘렀고, 이제 이삭이 태어납니다. 마카베오후서 7장 27절에 의하면 3년 동안 젖을 먹였다는 기사가 나옵니다. 고대에 아이들을 이렇게 늦게까지 젖을 먹였다면 이삭이 자라서 젖을 뗄 나이는 아마도 세살 이후였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하갈의 아들 이스마엘은 이삭보다 열네살이 많기 때문에 열일곱살이 넘었을 것입니다. 표준새번역 성경에서는 이스마엘이 이삭을 놀리고 있었다고 번역하고 있지만, 공동번역은 함께 놀았다고 번역되어 있습니다. 히브리어 원어로는 둘 다 가능한 번역이지만, 초대 교부들은 거의 대부분 이스마엘과 이삭이 그냥 놀고 있었는데, 왜 사라가 그랬는지 모르겠다는 분위기입니다. 확실한 것은 사라는 자기 아들이 적자(嫡子)로서 종의 아들과 함께 유산을 나누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하갈이 예전에 자기를 멸시했던 것을 떠올리며, 만약 나이 든 자신이 죽은 후에 이스마엘이 자기의 아들 이삭을 해코지 할까봐 걱정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모든 것들이 쌓여서 여종 하갈과 그의 아들 이스마엘을 내어 쫓으려고 하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아브라함은 이런 일로 매우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어떻게 하면 모두가 만족(win-win)하는 전략을 세울 수 있을까요? 하나님의 방법은 일단 사라의 말을 들어 주고 자신의 힘으로 하갈과 이스마엘을 돌보시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이 나서시기 전에 우리들은 이런 해묵은 갈등과 생존을 위한 경쟁과 다툼, 추방과 전쟁의 연쇄고리들을 어떻게 풀어낼 수 있을까요? 가정에서, 직장에서, 나라 간에 얽히고설킨 혐오와 증오, 분노와 복수의 감정들을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까요?
기도 : 평화의 하나님! 바울 사도는 우리에게 가능한 모든 사람과 화평하라고 했건만 우리는 작은 상처에도 분노가 일고, 서운한 감정이 쉽게 아물지 않습니다. 하루가 지나도록 분노를 품지 말라고 옛 지혜자는 말하지만 너무나도 힘듭니다. 우리에게 지혜를 주소서. 넉넉한 마음을 주소서. 때로 그냥 모른 척 하고 넘어갈 수 있는 아량을 허락해 주소서. 세상 유산이 아니라 당신 자신이 우리의 유산이 되게 하시어, 세상 욕심은 가벼운 깃털처럼 날려 버리게 하소서.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