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Description

글: 한문덕 목사

목소리: 최우선 성도

반주: 박지형 집사

29. 희망으로 만드는 삼백열여덟명

아브람은 자기 조카가 사로잡혀 갔다는 말을 듣고, 집에서 낳아 훈련시킨 사병 삼백열여덟명을 데리고 단까지 쫓아갔다. 그 날 밤에 그는 자기의 사병들을 몇 패로 나누어서 공격하게 하였다. 그는 적들을 쳐부수고, 다마스쿠스 북쪽 호바까지 뒤쫓았다. 그는 모든 재물을 되찾고, 그의 조카 롯과 롯의 재산도 되찾았으며, 부녀자들과 다른 사람들까지 되찾았다. (창세 14: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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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본문은 아브라함의 이야기 전체를 통틀어 매우 낯설고 독특한 내용입니다. 아브라함이 자기 집에서 낳아 훈련시킨 사병이 318명이나 있었다는 것도 신기할 따름입니다. 아브라함은 계속 떠나는 자로 등장하는데, 떠돌이가 300명이 넘는 사병을 기른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고, 또 동방의 네 왕국 연합군과 싸워 자기 혈육을 구출하는 것도 놀랍습니다. 이 이야기 전반부에서 성경은 아브라함을 소개하면서 처음으로 “히브리 사람 아브람”이라고 말합니다(14:13). 히브리는 동방을 떠돌며 다니는 하층민을 지칭하는 용어로, 전쟁포로나 외국인 용병, 노예 등을 가리키는 계급적 용어였습니다. 특정 인종이나 민족과는 관계가 없는 말입니다. 즉 오늘의 이야기는 하층계급의 떠돌이 아브람이 동방 네 왕국의 연합군에 의해 잡혀간 자기 혈육을 사병 318명을 데리고 가서 구출했다는 놀라운 영웅담입니다. 여기서 318명은 고대에 완전수로 통하는 7과 12, 그리고 소수(素數)와 연결되어 풀어볼 수 있습니다. 7과 7의 제곱 즉 49 사이에는 7, 11, 13, 17, 19, 23, 29, 31, 37, 41, 43, 47의 열 두개의 소수가 있습니다. 이 숫자를 모두 합치면 318이 됩니다. 318의 상징은 가장 완전한 군대, 최강의 군사라는 뜻을 지닙니다(김창주, 창세기마루 p. 249-250). 아브라함이 쫓아간 곳은 “단”이라는 지역인데, 이 지명은 성서의 서사에서는 야곱의 열두 아들로 상징되는 열두지파가 가나안에 들어갔을 때, 단 지파에게 주어진 땅이라는 뜻에서 부여된 명칭입니다. 그러니까 이 이야기는 아브라함 시대에 기록된 이야기가 아니라는 사실을 명징하게 알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 이야기는 바벨론 제국의 포로로 잡혀가서 온갖 강대국들의 연맹들 속에서 억눌려 살면서 주눅 들어 비참한 삶을 이어갈 수밖에 없었던 유대 백성들에게 힘을 주려고 만들어진 것입니다. 동방 왕들의 전투 속에서도 아브람은 전쟁영웅처럼 자신의 사병을 이끌고 승리를 이끌어낸 인물이고, 세계무대에서 당당하게 활약했다는 것을 보여 줌으로써 절망에 빠진 유다 백성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려고 했던 것입니다.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희망이 필요합니다. 희망으로부터 견디는 힘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기도 : 하나님, 영웅을 바라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그러나 희망은 언제나 살아 있습니다. 어떤 고난에서도, 무슨 역경에서도 좌절하지 말고 견디며 다시 일어나게 하여 주소서. 우리의 소망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