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한문덕 목사
목소리: 육성한 목사
반주: 박지형 집사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
그러나 너희는 너희 원수를 사랑하고, 좋게 대하여 주고, 또 아무것도 바라지 말고 꾸어 주어라. 그리하면 너희는 큰 상을 받을 것이요, 더없이 높으신 분의 아들이 될 것이다. 그분은 은혜를 모르는 사람들과 악한 사람들에게도 인자하시다. 너희의 아버지께서 자비로우신 것 같이,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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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가 부모 앞에서 자신을 가리키는 말로 ‘불초소생’(不肖所生)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불초(不肖)’는 ‘닮지 않았다’는 뜻으로 맹자(孟子) 만장(萬章)편에 나오는 말입니다. 중국 요임금은 현명하고 어진 임금으로 성군으로 칭송되는데, 그가 늙어 기력이 쇠하자 왕위를 누구에게 물려줄지 고민하게 됩니다. 장남(長男)인 단주(丹舟)에게 물려주는 것이 고대의 일반적인 상식이었겠지만, 단주는 아버지를 닮지 않아 포악하고 어리석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왕위는 순임금에게로 넘어가고, 순임금은 요임금과 닮아 태평성대를 누리게 됩니다. 여기에서 나온 말인 불초(不肖)는 아버지의 덕망이나 업적을 이어받지 못한 아들이 자식노릇 잘 하지 못하는 자신을 보며 송구한 마음으로 스스로에게 했던 말입니다.
첫 그리스도인들은 더 없이 높으신 분의 자녀가 되고자 했던 사람들입니다. 로마 사람도, 유대 사람도 모두 자신들이 믿는 신의 아들이라고 했고, 그때 어떤 신을 믿느냐에 따라 본인들의 삶의 모습이 결정되었습니다. 로마 사람들은 제국의 통치자로 권력을 보여줌으로써 자신들이 신의 아들임을 만방에 알리고, 유대인들은 유일신 하나님에 대한 종교적 헌신을 통해 자신들이 하나님의 아들임을 드러냅니다.
그러나 첫 그리스도인들은 원수까지도 사랑하는, 어떠한 보상도 바라지 않고 자신을 내어주는 높은 윤리적 삶을 통해 자신들이 하나님의 자녀임을 나타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아들딸이라는 사실을 가장 확실하게 보여주는 것은 세속적으로 성공하거나, 종교적인 활동을 충실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닮아 자비로운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 기도 : 하나님! 우리가 무엇보다 자비로운 사람이 되게 하소서. 효성 가득한 자식이 부모를 닮듯이, 우리가 주 하나님을 닮게 하소서. 주님은 은혜를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악한 사람들에게도 인자하신 분이십니다. 우리 또한 누구보다 인자하고 자비로운 사람이 되게 하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