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덕 목사] 피조물들의 신음 앞에서 – 2023년 9월 3일
나훔서 3장 1-7절, 로마서 8장 19-25절
[종말의 기운]
한신대 신학대학원을 다니던 시절, 저는 매우 활동적인 원우회장을 도와 함께 다양한 일을 했습니다. 신학교 커리큘럼 위원장직을 맡아 다른 교단 신학교의 커리큘럼을 연구해서 발표하기도 하고, 스승과 제자의 대화 시간을 마련해 김경재 교수님의 삶과 신학, 신앙을 함께 나누기도 했습니다. 동아리 연합 채플을 기획하여 설교도 하고, 학술제도 개최하고, 진보 정치인을 부르기도 하고, 다른 종교인들과의 만남과 대화의 시간도 가졌습니다. 한국의 유수 학자들을 모셔서 신학생들의 학문적 다양성을 도모하기도 했는데, 그때 모신 분 중에 한 분이 서울대 물리학과의 장회익 교수님이셨습니다.
교수님께서는 강의를 시작하시면서 신학대학원생들에게 이렇게 질문을 했습니다. “여러분! 종말이 옵니까? 여러분은 종말론을 믿습니까?” 이 질문에 우리는 무슨 말씀을 하시려는 것일까를 생각하며 잠잠히 있었는데, 교수님께서는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우주의 종말은 모르지만, 지구의 종말은 확실히 옵니다. 왜냐하면 태양이 지금 46억년 정도 나이가 되었는데, 80억년 정도 되면 적색 거성으로 변하고, 110억년 정도가 되면 결국 소멸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들이 지구의 종말을 볼 수는 없겠지요. 그러나 문제는 그것이 아닙니다. 지구의 종말 이전에 인류가 먼저 종말을 맞이할 것입니다. 지구에는 1,300만 종의 생물종들이 있는데, 매일 70종이 정도가 사라지고, 인류가 지구에 출현한 이후 생물종들의 감소 속도가 매우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류가 스스로 자기 종말을 초래하고 있다는 당시 장회익 선생님의 강연은 제 뇌리에 깊은 인상을 주었습니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장회익 교수님의 말씀이 현실화되는 상황들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요즈음은 정말 뉴스를 보기가 두렵습니다. 지난 5월 5일 발생한 캐나다의 산불은 4개월이 된 지금도 계속되고 있고, 뉴욕 도시 전체보다 더 크게 잿더미가 되어 버린 그리스를 비롯한 유럽 나라들도 계속되는 고온의 폭염 속에서 수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극한 폭우와 허리케인, 이상 기온과 해수면의 상승, 빙하의 붕괴 속에서 우리 사람들뿐만 아니라 모든 피조물이 신음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 15일 영국 퀸즈대학교 벨파스트(QUB) 연구진은 전세계 야생동물 중 48%가 개체수 감소를 겪고 있다고 국제학술지 ‘생물학 리뷰(Biological Reviews)’에 발표했습니다. 물론 일부 생물종이 사라지고 다른 생물종이 발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오늘날 생물들의 멸종 속도는 기존 멸종 속도보다 1000배에서 1만 배 이상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서 일부 학자들은 인간에 의해 여섯번째 대멸종이 초래되고 있다고 지적하는 상황입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15만 종 이상의 생물들의 개체수, 보존 조치 등을 평가해 28%가 멸종위기에 처해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생물다양성이 훼손된다면 인류의 종말은 점점 더 가까워지는 것입니다.
[창조절의 다짐]
오늘은 창조절 첫째 주일입니다. 우리 교단은 예수의 오심을 기다리는 대림절로부터 시작해서 성탄절과 주현절, 사순절과 부활절기를 지키고, 이후 오순절 성령강림절기를 보내고 나서 창조주 하나님을 기억하면서 창조절을 지킵니다. 교회력을 삼위일체와 연결시킴과 동시에 창조 세계의 보전이라고 하는 매우 중요한 선교적 과제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하늘과 땅을 지으시고, 그 안에 만물이 자라나게 하신 뒤 보시기에 참 좋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우리를 그 땅에 두어 하나님이 지으신 피조물들을 잘 돌보라고 명령하셨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전 세계를 돌아보면 우리는 주님의 이 명령을 따르는 데 실패한 것처럼 보입니다. 지구와 지구 안에 다른 생명체들을 배려하지 않은 인간 중심의 문명 발달은 인간에게는 다소 편리함을 가져왔지만, 지구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다른 생명체들에게 고통을 줄 뿐만 아니라, 이제 우리에게도 그 피해가 고스란히 돌아오고 있습니다. 기후재앙으로 인한 인류의 종말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는 메탄가스를 줄이고, 산림 파괴를 멈추며, 토양과 해양의 훼손을 막아야 합니다. 채식 위주로 식습관을 바꾸고, 재생 에너지를 확대하고,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방식으로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고, 가능한 석탄 화력 발전을 멈춰야 합니다. 앞으로는 국가든 기업이든, 가정이든 개인이든 모든 의사 결정 과정에서 기후 위기 대응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합니다. 이런 과감한 선택을 통해 지금 우리의 삶을 바꾸지 않으면 인류는 감당하지 못할 재앙을 곧 당하게 될 것입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어리석은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하지만, 기후 문제는 당한 다음에는 결코 되돌릴 수 없는 매우 심각한 것이기 때문에 방어가 최선의 선택입니다. 정말 몇 년 남지 않았습니다.
창조절을 맞이하는 우리는 개인의 삶을 변화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서, 정치적 압력을 넣고, 다양한 사회 운동을 해서 다가오는 기후재앙으로부터 우리의 안전을 확보하고 생명을 지켜야 합니다.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여 바다 색깔마저 바뀌고 있는 이때, 일본은 도덕성을 상실하고 핵 폐수,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투기하여 바다 생명체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바다를 생계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삶도 수렁으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일본은 알프스(ALPS, Advanced Liquid Processing System)라는 설비를 통해 62개의 핵종을 걸러낸다고 하지만, 이 장비가 실제로 잘 작동하고 있는지, 어느 것이 걸러지는지, 걸러진다고 할 때 그 성능은 어느 정도인지, 혹시 거르지 못하고 그냥 배출되는 방사는 핵종은 없는지를 지금 전혀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그리고 실제로 이렇게 배출된 핵 폐수가 이 지구에 어떤 악영향을 줄지도 전혀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들의 불안은 더 높아만 가고 있습니다.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해서 찬성한 미국은 정작 자기 나라 뉴욕에서 60년 가동하고 문을 닫은 원자력 발전소가 방사성 폐수 5천 톤을 허드슨 강을 통해 바다로 방류하려고 하자 이를 막아섰습니다. 미국 국민의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이유입니다. 이렇게 이중적 태도를 보이는 것입니다.
[니느웨 질타 : 강대국들에게 던지는 경고]
오늘 우리가 읽은 나훔서는 요나서와 달리 니느웨에 대한 강력한 멸망 예고를 합니다. 우리가 함께 읽은 본문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너는 망한다! 피의 도성! 거짓말과 강포가 가득하며 노략질을 그치지 않는 도성!”(3장 1절)
니느웨에 대한 예언자 나훔의 질책은 한 치도 너그러움이 없습니다. 기병대가 니느웨를 습격하여 칼에 불이 나고, 창이 번개처럼 번쩍이면서 니느웨 백성이 떼죽음을 당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셀 수도 없는 시체가 탑처럼 높게 쌓이고 사람이 시체 더미에 걸려서 넘어질 것이라고 나훔은 경고합니다.
니느웨는 아시리아의 수도인데, 아시리아는 백년 정도 고대 중동의 역사를 이끌어 갔던 강대국이었습니다. 시리아 팔레스타인 지역에 있던 작은 나라들처럼 이스라엘과 유다도 아시리아 제국의 위협 속에 살았고, 북이스라엘은 결국 아시리아에게 멸망 당했습니다. 남왕국 유다도 700년 경에는 아시리아의 침략으로 온 땅이 황폐화 되고, 예루살렘도 거의 멸망 직전까지 갑니다. 왕궁 보물창고에 있는 은을 있는 대로 다 내주고 온갖 모욕을 당했는데도 전혀 물러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지만, 하나님의 기적 같은 도우심과 아시리아 권력층들 사이의 내분으로 인해 예루살렘은 가까스로 파멸을 피할 수 있었습니다.(열왕기하 18:13-19:37)
강대국들의 횡포와 속임수, 거짓말과 폭력적 지배에 늘 당하는 백성들은 복수하시는 하나님에 대한 강렬한 열망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복수하시는 하나님의 잔인성은 실제로 하나님이 잔인한 것이 아니라, 그 이전에 세상 권력이 얼마나 잔인했는가를 반증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 전 세계는 기후재앙 앞에서 큰 위기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강대국들이 나서서 이 문제를 풀어야 합니다. 강대국들은 실제로 이 문제를 풀 열쇠를 가진 당사국들이고, 또 자신들이 가장 많은 기후 문제를 일으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미국은 기후 악당 국가들 중 수장입니다. 2022년 11월 제27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7)가 열리는 동안 ‘기후행동네트워크(Climate Action Network, CAN, 130개국 1800명 이상의 회원을 가진 단체)’라는 단체는 매일 ‘기후 악당’을 선정하고, 총회를 열어, 기후변화 대응이 진전하는 것을 ‘최선을 다해 막은’ 국가를 ‘오늘의 화석’으로 뽑아 발표했는데, 미국이 ‘악당 중 악당’으로 꼽혔고, ‘거대 화석’상을 받습니다. 미국은 기후 위기로 인한 전 세계적 손실과 피해 보상을 위한 기금 마련을 지속적으로 반대하는 나라입니다.
한편 일본은 11월 9일 이 단체로부터 ‘오늘의 화석’상이라는 불명예 가득한 상을 받습니다. 일본은 석유, 가스, 석탄 등 화석연료에 세계 최대의 공적 자금을 조달하는 국가이기 때문입니다. 일본은 2019~2021년 사이에 연평균 106억 달러를 기부하면서 기후재앙을 초래하는 화석연료에 공공 재정을 투자하는 일등 공신의 나라입니다.
한편 러시아 또한 기후 악당입니다. 기후변화 협약 당사국 총회에 150명의 대표단을 파견하면서 석유와 천연가스의 로비스트를 33명이나 포함시켰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켜서 3,300만톤 이상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원자력 발전도 계속 홍보하고 있습니다.
한편 중국은 최근 들어 매년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단연코 1위를 차지하는 나라입니다. 전 세계 배출량의 30%나 차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지금까지의 온실가스 누적배출량은 미국이 1위이고 유럽연합이 2위이지만, 최근 중국의 발전으로 누적배출량에 있어서도 3위를 차지합니다.
지금 전 인류를 고통으로 몰아넣고 있는 기후 재앙의 배후를 살펴보면 결국 전 세계의 강대국들의 강력한 국가 이기주의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고대나 지금이나 자기들만을 생각하는 강대국들의 횡포는 변함이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강대국 아시리아에 대한 나훔의 경고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국가 단위로 보았을 때, 선진 강대국들의 책임이 큰 것처럼, 나라를 불문하고 다른 관점에서 살펴보면 전 세계 소득 상위 10%의 부자들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48%를 차지합니다. 상위 1%가 17%의 탄소를 배출합니다. 반면 하위 50%는 12%만 배출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잘 사는 사람 1명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가 못 사는 사람 50명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보다 많다는 것입니다.
이런 모든 지표 속에서 결국 지금 기후재앙의 문제를 푸는 것은 탐욕의 정점에서 부를 누리는 사람들, 힘으로 약한 자를 억압해 온 나라들, 온갖 속임수로 약소국들을 내리누르고 속여 먹는 강대국들에게 달려있는 것입니다. “너희는 망한다!”는 나훔의 경고는 매우 실제적인 것이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모두가 망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의 기후 악당 한국에서 가슴을 치며]
그런데 문제는 우리나라 또한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기후 악당 국가라는 것입니다. 2022년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6억 5,450만톤입니다. 2021년에는 6억 1,600만톤이었습니다. 우리나라의 탄소 배출량은 영국, 네덜란드, 벨기에, 그리스와 같은 나라들이 배출하는 탄소를 모두 합친 것과 거의 비슷합니다. 한국의 1인당 탄소배출량은 11.9톤으로 오스트레일리아(15.1톤), 미국(14.9톤), 캐나다(14.3톤), 룩셈부르크(13.1톤)에 이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국가 중 5위입니다. 게다가 지금 정부는 환경정책에 있어서 역행하고 있기 때문에 더 걱정입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읽은 로마서의 말씀은 우리의 마음에 크게 다가옵니다. 세상의 모든 피조물이 하나님의 자녀가 나타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세상을 아름답게 창조하시고 잘 돌보시는 하나님 닮은 사람들이 나타나서 신음하고 있는 피조물들을 해방시켜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은 누구보다 자연 만물에 가해지는 이 폭력적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합니다. 우리 인류가 자신이 가진 도끼로 자신의 발등을 찍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러나 세상은 여전히 암울해 보입니다. 개인에서부터 한 나라에 이르기까지 자기만 우선 살고 보겠다는 각자도생의 태도가 결국은 온 세계를 깊은 암흑의 구렁텅이로 빠뜨리고 있는 듯 합니다.
최근에서 러시아에서는 정말 영화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 푸틴은 속전속결로 전쟁을 마칠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충분히 훈련되지 않은 러시아 군인들, 좋지 않은 환경, 서방 세계의 우크라이나 지원 등 다양한 악재가 겹치면서 전쟁이 길게 늘어지고 맙니다. 전쟁을 하면 할수록 푸틴의 정치적 자리는 수세에 몰리게 됩니다. 그러자 푸틴은 자신의 오른팔이었던 프리고진을 시켜서 민간인 용병 부대를 전쟁의 한복판으로 내보냅니다. 일명 바그너 그룹입니다. 2014년에 창설되어 아프리카 분쟁 지역을 주 무대로 활약하던 민간 군사 기업인 바그너 그룹의 프리고진은 감옥 등을 돌며 죄수들 중에서 용병을 모으고, 가장 치열한 전투의 현장에 내보냅니다. 이들은 기존의 전쟁 문법을 무시한 채 잔혹한 전쟁 기계들이 되어 격전지에서 승리를 거두고, 전쟁의 영웅으로 떠오르게 됩니다. 그러나 존재감이 커진 프리고진이 러시아 군대의 지휘부들의 부패를 공격하면서 상호간의 갈등이 심화되었고, 6월 23일 프리고진은 무장 반란까지 일으키게 됩니다. 우크라이나와 싸우던 용병부대가 포신을 모스크바로 돌렸던 것입니다. 푸틴의 요리사로 불리며 오른팔 역할을 했던 프리고진이 배신한 것이고, 이 사건으로 인해 정치적 치명타를 입은 푸틴은 민간 부대들을 전부 러시아 군 밑으로 들어오게 했는데, 그 와중에 지난 8월 23일 프리고진과 바그너 그룹의 핵심 인사들이 함께 탑승했던 항공기가 추락하여 전원 사망합니다.
이 사건은 전 세계의 국제분쟁 전문가들에게 큰 충격과 고민을 안겨 주었습니다. 러시아가 민간 군사 기업을 이용하여 더러운 전쟁에서 국가의 도덕적 책임은 피하면서 매우 불법적이고 극악무도한 짓을 거리낌없이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러시아의 바그너 그룹 사태는 오늘날 전쟁이 어떻게 상품화가 되는지 너무 잘 보여주고 있고, 이것이 일상화 된다면 세계는 또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전 세계 강대국과 모든 나라들이 머리를 모아 지구적 기후재앙에 대처해도 힘이 모자랄 판국에 지금 인류는 이런 어리석은 전쟁 놀이를 하면서 자기 배를 채우려고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인류가 스스로 멸망하는 길로 가고 있는 것이 너무 안타깝고 가슴이 아픕니다.
지금으로부터 7만 4천년전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의 토바(Toba) 화산이 대폭발을 일으켰습니다. 이 화산 폭발은 과거 200만년 전까지 가장 큰 화산 폭발이었고, 화산재로 뒤덮인 지구에 ‘화산 겨울’이 찾아오게 됩니다. 이후 무려 1,000년 동안 지구 기온이 낮아졌고, 아시아에 거주하던 호모 사피엔스 이전 인류인 호모닌(hominin)들은 멸절하게 됩니다. 대륙빙하가 유라시아 남쪽까지 덮치고, 아프리카는 지속적인 가뭄과 추위에 시달리고, 대륙의 대부분이 건조한 초원과 사막으로 변모했습니다. 이 일로 아프리카에 있던 현생 인류(homo sapience)가 아프리카를 떠나 지금의 지구의 주인이 되는데, 이 때 남아 있던 호모 사피엔스의 개체수는 1,200명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이들이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요? 그것은 바로 협력이었습니다. 공동의 생존이라는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협력할 줄 아는 인류만이 자신의 안전을 지켜냈고,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지금 인류는 그 어느때 못지않은 위기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인류가 초래한 위기로 온 피조물들이 신음하며 자신들을 구원할 메시아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호소에 우리가 응답해야 합니다. 너무 거대한 이야기라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말할지 모르겠습니다만, 우리는 우리가 서 있는 자리에서 공존과 상생의 삶을 지속적으로 보여주어야 합니다. 기후 위기와 변화를 늦추고 더 큰 재앙으로 가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 하더라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던 누군가의 말처럼 오늘 우리에게 요청되는 신앙은 바로 이런 삶의 태도에 있습니다.
사랑하는 생명사랑교우 여러분! 전국의 성도 여러분! 허무한 데 굴복하고 만 모든 피조물들의 신음 앞에서 민감하게 반응하고 응답하는 우리가 됩시다. 지구의 멸망을 눈앞에 보면서도 그것을 더 부추기고 있는 불의한 세력에게 예언자 나훔의 경고를 들려줍시다. 어떤 상황에서도 좌절하거나 절망하지 맙시다. 하나님 앞에서 우리가 할 일들을 합시다. 이 모두가 지금 우리의 사명이기 때문입니다.
다함께 기도하겠습니다.
* 설교 후 기도
거룩하신 하나님! 주님께서는 세상을 말씀으로 지으시고 그 모든 것이 참 좋다 하셨습니다. 그런데 오늘날 세상은 그리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우리의 욕심이 낳은 결과가 너무 참혹합니다. 잘 보존하고 지키라고 하신 명령에 게을렀던 우리의 잘못으로 많은 피조물이 신음하며, 우리 또한 생각지 못한 피해를 당하고 있습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수십억의 생명이 생존의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이런 상황의 심각성을 빨리 깨닫고 인류가 지금의 모든 잘못된 삶에서 돌이키게 하여 주소서. 특히 문제의 열쇠를 쥐고 있는 강대국들, 가진 자들의 깊은 생태적 회심이 일어나게 해 주소서. 우리 신앙인들이 앞장 서게 하시고, 일상의 삶에서 지구를 배려하고 다른 모든 피조물들과 상생하는 길을 찾게 하여 주소서. 창조의 주님! 우리에게 지혜와 용기와 힘을 주소서. 우리의 주님이신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 감사기도, 하나님께 감사하는 기쁨의 소식을 함께 나누겠습니다.
거룩하신 하나님!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는 기후 재난 속에서도 우리는 오늘도 주님의 은총을 기억합니다. 예기치 못한 위기들이 갑자기 찾아오곤 합니다만 깨인 정신으로 대비하고 살게 하시는 것도 감사드립니다. 어려운 때일수록 굳게 믿음을 붙들게 하시고, 주님의 말씀 속에서 참된 길을 걷게 하여 주소서. 오늘도 주님의 말씀을 통해 영혼의 눈에 끼었던 무지의 구름이 걷히고, 우리의 모든 이웃이 하나님의 형상임을 깨닫게 하시니 감사드립니다. 오늘도 주님 사랑하는 마음으로 우리의 삶과 예물을 드립니다. 꼭 필요한 곳에 써 주소서. 일용할 양식이 필요한 곳에, 생명을 살리고 복음의 소식을 전하는 곳에 쓰이게 하소서. 새 시대를 열어가는 생명사랑교회의 모든 사역을 통하여 우리 믿음이 굳세어지고 더욱 더 주님과 가까워지게 하여 주소서.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 파송사
사랑하는 생명사랑교우 여러분! 전국의 성도 여러분! 어깨를 펴시고 똑바로 서십시오. 세상으로 당당하게 나아가십시오. 자유인으로 사십시오. 우리 모두 창조주 하나님 앞에서 겸손하게, 검소하게 살아갑시다. 내 욕심을 줄이고 이웃과 더불어, 자연과 더불어 살아갑시다. 함께 노력해서 지금의 모든 위기를 극복합시다.
* 축도
주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이 바람이 되어 여러분을 주님 곁으로 데려가게 하시고, 주 예수 그리스도의 능력이 여러분의 힘이 되어 주님을 섬기게 하시고, 주 예수 그리스도의 기쁨이 생명이 되어 여러분의 영혼을 넘치도록 채워 주시기를 빕니다. 전능하신 주님, 성부 성자 성령 성삼위일체 하나님께서 영원히 여러분 곁에 계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