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덕 목사] 은혜가 넘칠 때! – 2023년 10월 1일 한가위 감사주일
스가랴서 8장 14-17절
[한가위 명절 풍경과 가정의 중요성]
한가위 명절 잘 보내셨는지요? 이번 명절은 10월 3일 개천절까지 이어지며 긴 휴가가 되고 있습니다. 바쁜 일상 가운데 주어지는 이런 휴식의 시간과 여유의 공간은 우리 삶에 좋은 활력소가 되고, 흐트러진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복잡한 머릿속을 정돈하여 우리의 삶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어 주고 불확실한 미래를 잘 준비할 수 있게 합니다. 여러분은 이번 명절과 긴 휴가를 어떻게 보내시고 있나요?
오늘 설교는 명절을 보내면서 느꼈던 몇 가지 점들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특히 추석은 가을걷이와 연결되면서 한 해를 돌아보고 새해를 준비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2023년에 우리가 어떤 믿음의 결실을 내었는지 돌아보고, 2024년은 또 어떻게 준비하면 좋겠는지도 함께 살펴보고자 합니다.
설이나 추석과 같은 민족의 대명절이 되면 늘 떠오르는 전형적인 장면들이 있습니다. 고속열차의 매진 소식이나 고속도로에서 몇 시간을 보냈다는 뉴스들, 고향을 떠나 각지에 살던 자녀들이 부모님을 뵙기 위해 내려가고, 차례상을 차리고 온 가족이 둘러앉아 그동안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를 정답게 나누는 모습들입니다. 제 고향에서는 추석 명절에 동네잔치를 벌이고 체육대회를 열었습니다. 그래서 명절이 되면 한 가정뿐만 아니라 온 동네가 들썩이곤 했지요.
그러나 빠른 세월의 변화 속에서 명절 풍경도 매우 다양하게 바뀌고 있습니다. 고향에 계신 부모님이 자녀들의 집으로 방문하는 역귀성길도 많고, 성묘나 차례를 지내는 것은 명절 전에 미리 하고, 긴 연휴 동안에는 온 가족이 함께 여행을 떠나는 것입니다.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일가친척의 다양한 잔소리를 피하기 위해 일부러 다른 일이 있다고 핑계를 대기도 하고, 홀로 자전거 여행을 떠나기도 합니다. 추석 음식이나 차례상도 홍동백서(紅東白西), 조율이시(棗栗梨枾), 좌포우혜(左脯右醯)와 같은 늘 해오던 방식들에 변화를 주어 온 가족이 즐겨 찾는 음식을 준비하기도 하고, 요즘에는 온라인으로 차례를 드리고, 디지털 병풍까지도 등장했습니다.
여러분의 가정은 어떠신가요? 명절 풍경이 이렇게 바뀌게 된 것은 기존의 방식이 누군가에게는 많이 불편하고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집안이나 공동체보다도 개인의 삶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서구의 문화가 우리 사회에 깊숙이 들어왔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각 개인 모두가 행복하도록 시대의 변화에 따라 명절 풍경도 함께 변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명절을 보내는 모양은 달라져도 여전히 대한민국 국민의 다수는 명절만큼은 어떤 방식으로든지 온 가족이 함께 모이는 모습이 대세입니다. 세월이 흘러 많은 것이 바뀌어도 역시 가정은 어떤 방식으로든지 존속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 개인의 행복한 삶을 위해서도 온 가족이 무탈하고 서로 화목하게 잘 지내는 것이 정말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전국 시대의 맹자는 군자의 세 가지 즐거움에 대해 말하면서 첫째 즐거움은 부모님께서 모두 살아계시고, 형제들에게 아무 탈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고, 시편의 기자도 형제자매가 어울려서 함께 사는 모습이 가장 아름답고 즐거운 것이라고 노래합니다(시편 133:1).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는 말이 있듯이, 아무리 1인 가구가 많아지고, 핵가족이 대세라 하더라도 안전하고 성숙한 사회의 기초는 역시 가정일 수밖에 없습니다.
[행복한 가정을 꾸리기 위해]
그래서 세상에 많은 관계가 있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가족관계입니다. 부부와 부모 자녀 사이, 형제자매 사이에 좋은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야말로 기본의 기본입니다. 명절은 바로 화목한 가정을 도모하기 위한 좋은 계기이고 시간입니다. 어느 가족이든지 시대의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면서 서로 돌보고 함께 한다면 그 가정에서는 웃음꽃이 만발할 것이고, 든든한 가족 구성원은 각 개인의 삶에 매우 큰 자산이자 버팀목이 됩니다.
저는 삼 남매의 맏이이고, 제 아내는 네 자매의 맏딸입니다. 지금은 양쪽 형제자매들 모두 각기 가정을 이뤘습니다. 명절에 모두 모이게 되면 저희는 부모님을 포함하여 네 가정 12명이 모이고, 처가댁은 부모님을 포함하여 다섯 가정 18명이 모이게 됩니다. 모두 합하면 9가정이 됩니다. 저마다 직업도 다르고 삶을 살아가는 방식도 다릅니다. 그래서 함께 모여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보면 상당한 재미가 있습니다. 정치 얘기도 하고, 자녀들 키우는 얘기도 하고, 흥미 있게 보았던 드라마나 세상을 뜨겁게 달구는 이슈들, 요즘 세상이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느끼는 것들도 나누게 됩니다. 가족 중에는 전문직도 있고 사업하는 분도 있어 다양하고 새로운 정보들도 듣게 되는데, 또 제가 목사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가족들의 신앙 상담도 하고 목회 이야기도 합니다.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모여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또 어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세상을 알아가기도 하지요. 이런 기회들 속에서 자연스럽게 삶의 한 자락이 펼쳐지고 배움과 성숙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이번 명절에 우리 교회가 제공해 드린 한가위 명절 가정 예배문의 성서 구절은 빌립보서의 말씀이었습니다. 2장 3절은 이러합니다. “무슨 일을 하든지, 경쟁심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겸손한 마음으로 하고, 자기보다 서로 남을 낫게 여기십시오.” 가족들이 원래부터 가지고 있는 혈연적 친밀감에 더해서 서로 겸손한 마음을 가지고 서로 상대방을 더 좋게, 훌륭하게 여기면서 대화를 나누다 보면 정말 대화가 깊어지고 풍성해집니다. 이번에 가정예배를 드리면서 저는 설교 시간에 온 가족이 돌아가면서 올 한 해를 보내며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나 감사한 일을 한 가지씩 얘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 하나씩 얘기했는데, 좋은 일에는 함께 박수를 치고 격려하면서 참 좋은 시간이 되었습니다. 노령의 부모님이 살아오신 이야기도 듣고, 요즘 아이들이 살아가는 모습도 알게 되고, 각자의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세대가 소통되고 가족의 친밀감이 높아지고, 서로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삶에는 중요한 삶의 주기들이 있습니다. 명절이 대표적이고, 가족의 생일이나 기일, 인생의 변화를 주는 입학, 취직, 결혼 등 다양한 삶의 매듭들도 있습니다. 그런 시기들을 놓치지 말고 가족들이 서로 챙겨주는 연습을 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화목한 가정들을 만들어가는 노력이 여러분의 삶을 더욱더 풍성하고 행복하게 만들 것이라 생각합니다.
[결실과 새로운 계획]
민족의 대 명절은 뭐니뭐니해도 설과 한가위일 것입니다. 설이 신년을 맞이하며 시작한 첫걸음에 힘을 주고 새로운 해에 적응하게 하는 명절이라면 한가위는 한해를 돌아보며 자신의 삶에 어떤 열매가 있었는지 성찰하고, 동시에 내년을 기획하고 준비하는 명절일 듯 합니다. 명절 연휴가 이어지는 오늘은 10월의 첫날입니다. 이제 2023년도 세 달만을 남겨 두고 있습니다. 우리 생명사랑교회도 10월이 되면 예결산 소위원회가 가동되고, 당회와 목회실은 연말 당회를 준비하며, 각종 부서와 신도회는 임원들과 부장들을 새로 선출하기 위한 논의들이 시작되지요. 각 신도회와 소모임은 나들이를 가시고, 매년 하는 한신대 신학대학원생들의 목회 실습도 있습니다. 9월에 교단 총회를 마치고 나면, 10월에는 예산을 다루는 정기 가을 노회가 있고, 추수감사주일을 지키고, 11월에는 2024년 인사를 위한 공동의회를 하고, 12월 연말제직회와 성탄절을 보내고 나면 한 해가 가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한 해의 마지막 석 달은 너무나도 빠르게 흘러갑니다.
이 석 달 동안 2024년의 기획도 하게 되는데, 우리 생명사랑교회가 지난 몇 년 동안 잘 해온 사역들을 점검하고, 시대의 흐름과 우리 공동체의 구성원의 변화에 맞게 새로 도전하고 모험해야 할 선교와 목회를 함께 구상하게 됩니다. 하나님 앞에서 각 개인이 드려야 할 열매와 새해의 계획도 있고, 부서와, 신도회, 각 소모임도 마찬가지입니다. 목회실과 당회는 교계와 사회의 변화를 보면서 좀 더 장기적인 안목도 가져야 하고, 그에 따른 매년의 사역들도 준비해야 합니다.
함께 주님의 몸된 교회인 생명사랑 신앙공동체를 세워가는 과정에서 저와 여러분 모두가 주인공이고 하나님 나라 사역의 일군들이기에 오늘 저는 두 번째로 우리 교회가 가야 할 큰 방향들을 몇 가지 나누겠습니다. 각 부서 부서장과 신도회 임원, 제직들 이하 여러분 모두는 이것을 염두에 두시면서 여러분 자신의 목회와 선교 사역들을 기획해 주시기 바랍니다.
올해 우리가 가장 잘한 일 중의 하나는 교육부 공간을 마련한 일입니다. 예배와 선교, 교육과 친교 등 모든 목회 사역을 위해 기본적인 물질적 토대를 마련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매우 중요한 과제입니다. 우리는 지난 10년의 세월 동안 잘 준비해서 작지만 알찬 예배 공간 하나를 마련했습니다. 앞으로 우리는 긴 안목 속에서 몇 개의 공간을 더 확보할 필요가 있습니다. 공간의 확충은 새로운 선교의 가능성을 열어가게 될 것입니다. 만약 우리가 5층 전체를 우리 교회의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더 나은 환경에서 목회와 선교를 하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 모두 함께 기도해 주시길 바랍니다.
두 번째 의미 있는 일은 우리 교회가 올해 도봉서원종합사회복지관과 협력관계를 맺고 우리 공간을 개방하여 지역과 함께 하는 첫발을 뗀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길을 열어 주신 것이고 장기적으로 이 지역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나가야 합니다. 코로나 이후에 매주는 아니지만 한 달에 두 번, 공동식사를 재개한 것도 은혜입니다. 친교부장이신 박은옥 집사님의 헌신적인 노력과 여러 도움의 손길로 가능한 일입니다. 우리 교회는 작은 교회이지만 우리 교단의 목사를 양성하는 사역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안규식 박사가 목사 수련생 과정에 들어갔고, 황은영 박사가 총회 위탁교육 과정으로 한신대 신대원에서 수업을 듣고 서울북노회 목사 후보생이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우리 교단의 목사를 길러내는 일에 우리 모두가 함께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우리 교회의 밝은 미래를 위해서 우리가 장기적으로 지속해야 하는 목회와 선교 사역들이 있습니다. 우선 온라인 사역의 지속입니다. 코로나 시기보다 성장세는 다소 둔화되었지만, 현재 우리교회 유튜브 구독자는 1667명입니다. 주일 예배를 비롯해서 기도회와 말씀 묵상, 성서 공부 프로그램들을 통해 지속적인 교육이 이뤄지고 있는데, 이 부분은 계속해서 진행될 것입니다. 여기에 내년부터 우리 교회가 더 시도할 선교는 태국에 계신 명승인 목사님과 함께 하는 봉사활동과 문서 선교입니다. 해외 봉사활동은 첫 시도인데, 한걸음 한걸음 잘 진행할 수 있도록 이것도 함께 기도해 주시고, 다양한 방식으로 협조해 주시길 빕니다. 태국의 봉사활동이 잘 되면 매년 지속적인 선교가 될 수 있도록 하고, 다른 지역으로 넓혀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우리 교회에는 저 말고도 두 분의 신학박사가 계십니다. 이분들과 함께 그동안 제가 했던 설교와 글들을 중심으로 선교에 보탬이 될만한 책들을 내고, 우리 교회의 역사를 정리하고, 좋은 기도문들을 뽑아 전도에 도움이 될만한 자료들을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또 내년에는 복지관과 함께 협력해서 지역사회를 위한 일들도 조금씩 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올해 당회와 목회실을 중심으로 새롭게 아가페 모임을 시작했는데, 이 부분도 조금 더 보완해 나가야 합니다. 올해 처음으로 새교우 강좌를 실시 해 보았는데, 이 부분도 정기적으로 실행하고, 전교인을 대상으로 하는 신앙 강좌도 계속 이어 갑니다. 목회실의 기획 외에 이미 너무 잘하고 있는 신도회와 부서들, 소모임의 활동은 평신도 중심의 사역을 지향하는 우리 공동체답게 잘해 나가실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목회운영위원회를 통해 서로 의논하고 조율하면서 2024년도 주님께 충실한 우리가 되면 좋겠습니다.
제가 여러분에게 바라는 것 한 가지는 교회의 조직적이고 제도적인 사역이 아니어도, 서로가 서로에게 관심을 가져 주시고, 지속적으로 친밀한 사랑의 관계를 만들어 주십사 하는 것입니다. 우리 교회에 방문하시고 등록하신 새 교우들이 우리 교회에 잘 정착하도록 도와주시고, 가끔씩 가정에 초대하거나 식사를 함께 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동시에 목회실에서 열심히 만들고 있는 다양한 신앙 영상들을 시청해 주시고, 다른 분들에게도 많이많이 소개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오늘날의 전도는 우리의 일상뿐 아니라 가상 공간을 통해서도 얼마든 가능합니다.
앞으로 한국 개신교가 다시 일어서는 길이자, 우리 생명사랑교회가 확고하게 서는 길 중에 하나는 시민사회와 교회에 실망하고 떠난 가나안 교인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입니다. 교회에 가서 예배하고 설교를 듣고, 함께 선교 사역을 하고 싶을 때 “과연 어느 교회에 가야 믿을만한 참 그리스도인들을 만날 수 있는가”라고 누군가 묻는다면, 바로 “우리 생명사랑교회가 그렇다.”라고 답할 수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사랑에 뿌리내린 앎과 올바른 앎을 기반으로 한 사랑만이 지속적일 수 있고, 부작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사랑과 진리가 함께 가야 합니다.
시사 문제를 다루는 시사IN이라는 잡지가 매년 한국 사회 신뢰도 조사를 하는데 올해로 16년째 접어들고 있습니다.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시사IN 837-838 합본호) 우리나라 국민은 국회와 정부 기관, 언론에 대한 신뢰도가 매우 낮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정치적 성향에 따라 신뢰조차도 양극화되어 있고, 언론과 정치기구에 대한 신뢰가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신뢰도가 낮을수록 정치와 언론에 대한 냉소가 높아지고 이것은 결국 우리 사회가 발전하는 데 발목을 잡기 마련입니다. 사회가 이럴수록 종교인들, 특히 그리스도인들의 도덕성과 윤리적 책임성이 요구됩니다. 우리는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서 우리가 마땅히 할 사명들을 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은혜를 넘치게 베푸실 때]
오늘 우리가 함께 읽은 스가랴서의 전체는 크게 세 부분을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이사야서를 제1이사야, 제2이사야, 제3이사야로 나누어 시대구분을 하듯이 스가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본문은 제1스가랴서의 마지막 결론부에 해당됩니다. 예언자 스가랴는 1장부터 8장까지 자신이 본 여덟 개의 환상을 통해 예루살렘과 하나님의 백성을 다시 세우는 일, 그리고 여러 민족의 운명을 보여 줍니다. 7장 8절에서부터 14절에서는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의 가르침에 불순종하여 하나님의 진노가 닥쳐왔다고 말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의 마음이 차돌처럼 굳어져서 주님께서 예언자를 통해 전해 준 말씀과 율법을 듣지 않아, 이스라엘 백성들이 알지도 못하는 나라로 흩어지게 되었고, 그들이 살던 땅은 폐허가 되고 말았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오늘 8장에서는 하나님이 이런 백성에게도 은혜를 베푸시어 다시 복을 내려 주시기로 작정하셨다는 말씀이 나옵니다. 백성들의 신앙 상태와 상관없이 하나님께서 새로 시작하시겠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몇 가지 당부의 말씀을 하십니다.
“너희가 해야 할 일은 이러하다. 서로 진실을 말하여라. 너희의 성문 법정에서는 참되고 공의롭게 재판하여, 평화를 이루어라. 이웃을 해칠 생각을 서로 마음에 품지 말고, 거짓으로 맹세하기를 좋아하지 말아라. 이 모든 것은, 내가 미워하는 것이다. 나 주가 말한다.”(8:16b-17)
오늘날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주님께서 우리가 한 잘못들과 죄악에 대해서 심판하시기로 작정하신다면 우리의 모든 땅은 아마도 하늘에서 내리는 유황불을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시고자 합니다. 은혜를 베푸시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 생명사랑교회도 하나님의 넘치는 은혜 가운데서 이렇게 좋은 시절을 보내는 것입니다. 우리가 잘해서가 아니라 주님께서 베푸시는 은혜가 넘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바로 이렇게 은혜가 넘칠 때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오늘 스가랴 예언자가 전하여 준 대로 우리는 진실해야 합니다. 참되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공의가 세상에 퍼져나가도록 애써야 합니다. 자기가 살려고 형제자매와 이웃을 해치는 일은 절대 해서는 안됩니다. 어디를 가든지 평화의 사도가 되어야 합니다. 주님께서는 지금 우리에게 어쩌면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르는 기회를 주시는 것입니다.
은혜가 이렇게 차고 넘칠 때, 우리는 더욱더 주님의 백성으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해야 합니다. 우리는 더 열심히 주님을 따르는 신실한 제자가 되어야 합니다. 은혜가 넘칠 때 준비하는 자가 심판의 날에도 구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 말씀은 우리 생명사랑교회에게 들려지는 말일 뿐 아니라 신앙인 개개인 각자에게도 들리는 말입니다. 주님께서 기회를 주실 때 더욱 참된 것을 사모하고, 주님께 열심인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 조상들은 넉넉한 한가위 명절을 맞을 때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고 했습니다. 우리의 일상이 늘 한가위 같으려면 바로 넉넉한 한가위 때에 잘 준비해야 합니다. 그동안 우리 생명사랑 공동체는 하나님의 넘치는 은혜로 살아왔습니다. 이렇게 은혜가 넘치도록 부어질 때 우리가 주님 말씀에 더더욱 열심을 내어 순종한다면 우리 신앙공동체는 언제나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 같은 날들이 이어질 것이라 확신합니다. 은혜가 넘칠 때 더욱 신실한 주님의 백성,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시길 빕니다.
다함께 기도하겠습니다.
* 설교 후 기도
거룩하신 하나님! 주님께서 베푸신 은혜로 우리가 지난날을 지내 왔습니다. 넉넉한 명절을 맞으며 주님의 축복 가운데 기뻐하고 즐거운 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세상은 어수선하고, 복잡하고, 걱정되는 일들도 많지만 우리는 주님을 인하여 우리의 마음을 뺏기지 않습니다. 사탄의 유혹에 굴복하지 않으며 어떤 시련에도 꿋꿋하게 이겨나갈 힘을 갖습니다. 어느덧 올 한 해도 마무리하는 계절을 맞이합니다. 우리 삶에서 신앙의 열매들이 익어가게 하시고, 우리가 더 성숙한 믿음으로 나아가게 하소서. 서로 사랑하는 일에 힘쓰고, 진실을 말하고 평화를 전하는 일에 열심을 내는 우리가 되게 하소서. 내가 살겠다고 이웃을 해치는 일 없게 하시고, 주님께서 기회를 주실 때 더 잘 해내는 우리 생명사랑 신앙공동체가 되게 하소서. 언제나 넘치도록 은혜를 베푸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 감사기도, 하나님께 감사하는 기쁨의 소식을 함께 나누겠습니다.
거룩하시고 좋으신 하나님! 말씀으로 생명의 세상을 창조하시고, 빛으로 역사를 주관하시는 주님을 기억하며 우리가 한자리에 모입니다. 주님 만나고자 나온 생명사랑 믿음의 식구들에게 마음의 평안을 허락하소서. 주님은 우리 삶에 일렁이는 풍랑을 잠잠케 하시고, 어떤 고난 속에서도 우리를 붙들어 주십니다. 하나님의 크신 은혜와 성령님의 위로가 우리를 감싸시니, 우리는 있는 그대로 이 모습 이대로 주님께 나옵니다. 주님 앞에 나와 우리들의 삶과 생각과 진실한 마음을 드립니다. 우리가 마음과 뜻과 목숨과 힘을 다하여 주님을 사랑하게 하시고, 그 사랑의 징표로 드리는 이 예물을 온전히 받아 주시옵소서. 가난으로 하루가 고단한 이들을 위로하시고, 지친 몸과 마음으로 삶의 의욕을 잃어가는 이들에게 주님께서 함께 하여 주소서. 그 때 우리가 드린 예물을 사용하여 주소서. 우리가 온전히 주님만을 섬기고 맘몬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게 하여 주소서. 생명이 온전히 주님께 달려 있음을 믿으며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 파송사
사랑하는 생명사랑교우 여러분! 전국의 성도 여러분! 어깨를 펴시고 똑바로 서십시오. 세상으로 당당하게 나아가십시오. 자유인으로 사십시오. 주님의 은혜가 넘칠 때 감사하십시오. 주님의 은혜가 넘칠 때 더 힘내십시오. 주님의 은혜가 넘칠 때 준비하십시오.
* 축도
이제는
여러분들의 이름을 불러 주시고,
나무가 자라고 계절이 변하는 동안 여러분을 붙잡아주시는
위대하신 하나님의 크신 은혜와
따듯한 기운으로 여러분들을 치유하고
언제나 여러분들을 응시하며
참된 평화 주시기를 원하시는 그리스도의 사랑과
새롭게 피어나는 작은 꽃들의 싱그러움으로
여러분들의 영혼을 새롭게 하시며,
강한 능력으로 여러분의 그늘진 삶에 햇살이 피어나게 하시는
성령님의 감동 감화가
어수선한 세상, 헛된 유혹과 시련에 휘둘리지 않고,
올곧게 주님의 길을 걸어가려는 생명사랑교우들과
전국의 모든 성도들과 구원을 갈망하는 모든 피조물들에게
지금부터 영원까지 항상 함께 하시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