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Description

[한문덕 목사] 복음과 민족의 파수꾼 – 2023년 6월 25일

에스겔서 33장 1-11절

[예언자 에스겔의 소명]

  예언자 에스겔은 기원전 597년 예루살렘이 바벨론 사람들의 손안에 들어갔을 때, 다른 주민들과 함께 사로잡혀서 바벨론으로 끌려갑니다. 남의 나라에 끌려간 지 4년이 지난 593년 어느 날! 에스겔은 낯선 땅에서 하나님의 예언자로 부름을 받는 경험을 합니다. 이 경험을 통해 에스겔은 느부갓네살 왕에 의한 예루살렘 점령과 함락이 야훼 하나님의 무능함이나 약함 때문이 아니라, 이스라엘의 죄에 대한 하나님의 정당한 심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동시에 야훼 하나님은 단순히 유대 민족만의 하나님, 한 지역에 갇혀 있는 하나님이 아니시고, 바벨론 제국조차 사용하시는 온 우주와 열방의 하나님이라는 사실도 깨닫습니다.

  에스겔의 예언 활동은 시기별로 두 단계로 나뉠 수 있는데, 첫째 시기는 주전 593년부터 587년 사이입니다. 즉 예언자로 부름을 받은 시점부터 바벨론에 의해 성전이 완전히 파괴될 때까지인데, 이때 에스겔은 죄로 가득 찬 예루살렘 도시에 닥칠 하나님의 심판은 절대로 돌이킬 수 없다고 선포합니다. 유다의 왕들이 강대국들 사이에서 신앙의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잘못된 정책을 일삼았고, 백성들은 강대국들의 신을 숭배하고 도덕적으로 타락하여 살인과 폭력을 일삼으면서도 예루살렘에 남아 있던 사람들조차 계속해서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지 않았기 때문에 야훼 하나님께서 성전을 떠나신 것이고, 성전이 파괴되도록 내버려 두실 것이라고 예언합니다. 에스겔은 ‘하나님께서 예루살렘을 지키실 것이고, 자기들이 곧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사람들의 희망이 헛된 것임을 명확히 합니다.

  그러나 예루살렘이 완전히 무너지고, 유다 백성들이 바벨론으로 사로잡혀 온 후, 에스겔의 예언 활동은 이전과 달라집니다. 절망에 빠진 사람들을 일으켜 세우고 위로합니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것은 악인이 죽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악인이 그의 길에서 돌이켜 떠나 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에스겔은 역할은 심판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들을 새롭게 하는 것입니다. 지난 잘못을 돌이키고 하나님의 언약 백성으로 다시 서도록 돕는 것입니다. 성서는 하나님께서 에스겔을 당신의 거룩한 이름을 위한 ‘파수꾼’으로 부르셨다고 말합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읽은 본문은 에스겔이 예언자로 부름받을 때 들었던 하나님의 말씀과 거의 동일합니다. 에스겔을 부르셨을 때, 하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사람아, 내가 너를 이스라엘 족속의 파수꾼으로 세웠다. 그러므로 너는 내가 하는 말을 듣고, 나를 대신하여 그들에게 경고하여라. 가령 내가 악인에게 말하기를 ‘너는 반드시 죽을 것이다’ 할 때에, 네가 그 악인을 깨우쳐 주지 않거나, 그 악인에게 말로 타일러서 그가 악한 길을 버리고 떠나 생명이 구원받도록 경고해 주지 않으면, 그 악인은 자신의 악한 행실 때문에 죽을 것이지만 그 사람이 죽은 책임은 내가 너에게 묻겠다. 그러나 네가 악인을 깨우쳐 주었는데도, 그 악인이 그의 악한 행실과 그릇된 길을 버리고 돌아서지 않았다면, 그는 자신의 악행 때문에 죽을 것이다. 그러나 너는 네 목숨을 보존할 것이다. 또 만약 의인이 지금까지 걸어온 올바른 길에서 떠나서 악한 일을 할 때에는, 내가 그 앞에 올무를 놓아, 그 의인 역시 죽게 할 것이다. 네가 그를 깨우쳐 주지 않으면, 그는 자기가 지은 그 죄 때문에 죽을 것이다. 그리고 그가 이미 행한 의로운 행실은 하나도 기억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 사람이 죽은 책임은 내가 너에게 묻겠다. 그러나 의인이 범죄하지 않도록 네가 깨우쳐 주어서, 그 의인이 범죄하지 않았으면, 그는 경고를 달게 받았기 때문에 반드시 살게 되고, 너도 네 목숨을 보존할 것이다.”(에스겔서 3장 17-21절)

  그리스도인들도 예언자들처럼 하나님의 파수꾼으로 세움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오늘 설교 제목을 “복음과 민족의 파수꾼”이라고 했습니다. 우선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의 말씀과 뜻을 세상에 전해야 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복음의 파수꾼입니다. 교회는 전 세계 하나의 교회이고 우리는 그리스도를 믿는 신앙 안에서 모두 한 형제자매이지만, 교인들은 자신의 삶의 오랜 터전이요, 뿌리가 되는 국가와 민족이 있습니다. 그래서 국가와 민족의 파수꾼이기도 합니다. 제가 ‘국가의 파수꾼’이라고 하지 않고, ‘민족의 파수꾼’이라고 한 이유는 오늘이 특별히 민족화해주일이기도 하고, 북한의 우리 동포들도 함께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남과 북은 유엔에 동시 가입한 국가들이지만 사실 한 민족입니다.

  저와 여러분은 모두 ‘복음과 민족의 파수꾼’으로 부름을 받았습니다. 파수꾼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경계하여 지키는 일을 하는 사람”, “어떤 일을 한눈팔지 아니하고 성실하게 하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복음의 파수꾼이라면 우리는 한눈 팔지 않고 성실하게 복음을 지켜내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우리가 민족의 파수꾼이라면 남북한 우리 민족과 겨레가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생명을 충실히 누리도록 경계하고 지켜내야 합니다.

[무엇을 경계하고 무엇을 지켜낼 것인가?]

  복음과 민족의 파수꾼으로서 오늘날 이 땅에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어떤 경고의 목소리를 내며, 무엇을 경계하고, 또 무엇을 지켜내야 할까요?

  지금 전 인류가 당장 코앞에 닥친 위기는 역시 기후재앙의 문제입니다. 모든 촉각을 곤두세워서 신경 써야 하는 것이 바로 이 문제입니다.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지난 3월 20일 제58차 총회에서 승인한 ‘제6차 평가 종합보고서’를 보면, 지구 온도는 산업화 이전 대비 1.1도 상승했고,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200만년 내 최고치, 메탄과 아산화질소 농도 역시 80만년 내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기에, 대부분 시나리오에서 2030년대 전반기까지 1.5도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편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 5월 17일 2027년까지 적어도 한 해는 사상 처음으로 지구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이상 높아지는 때가 있을 확률이 66%에 달한다는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금 인류는 살얼음판 위에 있고 그 얼음은 빠르게 녹고 있다.”고 말합니다. 지구의 온도가 자연스러운 상태에서 1도가 오르는 데는 약 천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지금 인류는 욕망과 탐욕으로 백 년 만에 1도 이상을 올려놓았고, 앞으로 5년 안에 1.5도가 넘는 해가 나온다면 그야말로 심각한 상황이 될 것입니다. 전 세계 모든 국가와 기업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50년까지 99% 감축하지 못한다면 인류의 대다수는 파멸을 맞게 될 것입니다.

기후재앙은 곧바로 식량과 에너지 문제로 이어지고, 식량 고갈과 에너지 공급의 축소는 전 세계적 폭동과 전쟁으로 이어질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지금 일본의 오염수 방류 계획을 앞두고 우리나라도 소금 대란이 일어났고, 수산업에 종사하는 많은 분이 생존의 위기 앞에서 무척이나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기후재앙은 너무나 급작스럽게 인류를 벼랑으로 몰아갈 것입니다.

  여러분! 만약 전기가 한 달만 들어오지 않는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냉장고가 멈추고, 지하철이 멈추고, 엘리베이터가 멈춥니다. 지금 뉴스에서는 올 여름이 2016년 가장 더웠던 해보다 훨씬 더울 것이고, 많은 비가 올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며칠 전 미국에서는 야구공만한 우박이 떨어져 4명이나 사망했고, 중국 베이징은 사상 처음 연이틀 40도가 넘는 날씨가 이어졌습니다. 이런 모든 위기 상황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이번 여름 여러분 모두 개별적으로도 몸조심해야 합니다. 기후 변화에 맞게 우리 삶도 유연한 태도를 보여야 합니다. 날씨 예보에 매우 민감해야 합니다. 너무 뜨겁고, 갑자기 쏟아지는 폭우가 예상된다면 안전한 곳에 머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저는 우리 교회의 모든 목회 활동과 선교 정책도 기후변화에 맞춰서 새롭게 구상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고, 지금 한참 고민 중에 있습니다.

  돌아오는 주일(7월 2일) 오후 4시에는 일본대사관 앞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를 위한 기도회가 있습니다. 일본의 오염수 방류는 해양 전체 생태계를 교란하게 될 것이고, 이것은 그야말로 어리석은 짓입니다. 보관 비용이 문제라면 전 세계가 함께 십시일반 도와서 안전한 상태에서 보관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 기도회를 기억하셔서 많이 참석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AI 혁명의 시대를 맞이해서]

  제가 생각하는 인류의 두 번째 과제는 지금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인공지능(AI)이 불러오고 있는 사회적 혁명입니다. 곧 인공지능(AI)이 모든 인류의 지성을 합친 것보다 더 뛰어난 초인공지능이 출현하는 시점이 닥칠 것입니다. 지능이란 추론하고, 계획하고, 문제를 해결하고, 추상적으로 사고하고, 복잡한 아이디어를 이해하고, 빠르게 학습하고, 경험으로부터 배우는 능력을 포함한 매우 일반적인 정신 능력입니다. 모든 사물이 이런 정신 능력을 지니게 되고, 인공지능의 일반화는 많은 이들을 곤경에 처하게 할 것입니다.

  미국에서 가장 판매량이 높은 잡지인 <타임>지는 지난 2023년 6월 12일 자 표지의 제목을 ‘인류의 종말’(THE END OF HUMANITY)이라고 달아놓았고, “AI is not an Arms race”(인공지능은 군비경쟁이 아니다)라는 머리기사를 내놓았습니다. 군비경쟁은 양쪽 당사자 중 한쪽이 승리하기 위한 것이지만, 인공지능을 두고 하는 경쟁은 인공지능 자체가 승리자가 될 것이라는 말입니다. 기술의 발전은 중립적이라는 착각 속에서 자체적으로 멈추지 않고 굴러가는 속성이 있습니다. 지금도 생성형 인공지능의 경우 통제할 수 없이 확산되고 있는데, 이것을 악용하려는 자들의 손에 들어갈 경우 인류는 말할 수 없는 혼란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인공지능을 잘 사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양극화는 상상 이상이 될 것입니다.

  AI 혁명은 기존의 모든 사회적 관계, 법, 제도, 궁극적으로 인간의 마음을 뒤흔들게 될 것입니다. 철학, 인류학, 사회학, 인지심리학, 뇌과학, 법학, 신학 등 모든 분야의 연구자들이 기술 발전에 의한 사회적 변동을 어떻게 조절할 것인지 합의할 수 있는 공동의 연구가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기술 발전은 누구도 차별하지 않고 모든 인간을 포함해야 합니다. 선을 증진해야 하고 모든 생명에게 유익해야 하며, 생태계의 복잡한 현실을 염두에 두면서 지속 가능한 접근 방식을 통해 지구를 돌보고 보호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목사들 사이에서는 유행하는 하나의 말이 있습니다. 21세기 한국에 신흥종교가 탄생했는데 바로 “카톡교”라는 것입니다. 카톡에서 남발되는 거짓 뉴스를 맹목적으로 믿고 퍼 나르는 일들이 아주 일상화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기술의 발전이 정말 인류를 진보로 이끄는 것인지 우리는 심각하게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우리 한민족 한겨레는 우리만의 과제가 또 있습니다.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의 분단체제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매우 장기적으로는 다시 한 나라가 되어야겠지만 무리한 통일의 열망은 더 좋지 않는 결과를 내어놓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계속 이렇게 남북이 갈라진 채 살아갈 수는 없습니다. 지난 70년 넘는 분단체제 속에서 우리 민족은 너무나 많은 분야에서 발목이 잡혀 왔습니다. 우리 민족의 밝은 미래 아니,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도 가장 중요한 일은 남북한의 교류와 평화 정착입니다. 우리는 지난 한 달 동안 종전 평화 선언에 서명하였고, 남북한 화해와 평화를 위한 교회를 설립하는 데 헌금하였습니다. 아직까지 동참하지 못하신 분들은 오늘까지 꼭 해 주시길 빕니다.

  남북한의 이념 갈등과 전쟁이 가져온 물질적 정신적 피해는 그야말로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세계가 겪는 위기들 속에서 우리 한 민족은 서로 대화해야 합니다. 남북의 청년들이 함께 민족의 미래를 두고 이야기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데 기성 세대가 모두 노력해야 합니다. 7월 10일 월요일 저녁 7시에 생명교회에서 우리 서울북노회가 주관하는 월요평화기도회가 있습니다. 시간을 비워 두셔서 이 기도회에도 많이 참석하시길 바랍니다.

[그리스도인은 어떻게 복음의 파수꾼이 되어야 하나?]

  기후재앙, AI 혁명, 우리 민족이 풀어야 할 과제들 앞에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복음의 파수꾼으로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요? 생명과 평화를 만들어 가는 일꾼이 되어야 한다는 자명한 사실은 여러분 모두가 알고 계실 것입니다. 방금 말씀드린 대로 우리는 전쟁을 끝내고 남북의 교류를 다시 만들어 가는 평화협정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합니다. 동시에 기후 재앙과 기술 발전에 따른 급격한 사회 변화 속에서 곤경을 겪고 있는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관심과 돌봄, 그들과 함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 선교가 필요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우리는 하나님을 믿는 사람으로서 돈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우선 명확하게 해야 합니다. 여러 번 말씀드렸지만, 돈은 필요한 것이고 생존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것이기에 열심히 벌고, 또 돈을 벌 수 있는 능력도 구비해야 하지만, 돈이 숭배와 섬김의 대상이 될 수는 없습니다. 생명의 근원은 하나님입니다. 돈을 생명의 근원으로 알고 돈을 추구하며, 돈이 모든 것을 해 줄 것이라는 착각 속에서 돈 버는 것에만 매몰되는 순간, 우리는 탐욕의 노예가 되고, 인간성을 상실하고, 무의미와 허무에 빠지게 됩니다. 따라서 돈을 버는 것만큼 가치 있는 것에 쓰는 것이 중요합니다. 돈을 돈의 증식만을 위해 쓰는 것보다 돈을 정말 가치 있는 일에 쓰면서 하나님을 신뢰하는 여러분 되시길 바랍니다.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것은 무엇보다 하나님과의 깊은 관계입니다.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하고,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을 때, 주위 환경과 상관없이, 자기가 처한 사회적 지위나 경제적 여건과 상관없이 행복을 느낍니다. 따라서 우리는 우선적으로 사랑의 근원이신 하나님과 사랑을 할 줄 알아야 합니다. 하나님과의 깊은 사귐이 여러분을 지켜 줄 것입니다. 조건을 따지지 않고 아낌없이 베푸시는 하나님과 사랑 속에서 얻어진 충만한 사랑의 마음으로 우리는 형제자매와 이웃, 그리고 살아 있는 모든 생명체를 대해야 합니다.

  내가 그리스도인인지 아닌지 스스로 점검할 수 있는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사랑의 마음과 태도로 다른 이들을 대하고 있는가? 그것 하나로 충분합니다.

  우리 부교역자들과 함께 자주 가는 돈가츠 집이 있습니다. ‘가츠 다담’이라고 도봉구청 맞은 편에 방학역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작은 반지하 식당입니다. 실력이 출중해서 도봉 맛집인데, 한번은 제가 주문한 것과 다른 것이 나왔습니다. 저는 히레가츠와 치킨가츠를 곁들여 먹을 수 있는 것을 주문했는데, 이 분들이 잘못 듣고 히레가츠와 치즈가츠를 주었습니다. 제가 주문한 것과 다른 것이 나왔지만, 저는 매우 당황해하는 식당 주인에게 “괜찮다”고 웃으면서 말했습니다. 미안한 상대의 마음을 읽어주면서 매우 친절하게 대했습니다. 한참을 먹고 있는데, 주인은 제가 시켰던 치킨가츠를 만들어서 덤으로 주었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고 대하는 마음이 통했던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은 모든 삶의 태도와 자세에서 이런 것들이 몸에 배어 있어야 합니다.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이지요. 강자 앞에서 비굴하게 굴고 아부하면서, 약자에게는 험하게 하는 인간들에 대해서는 질책하고 싸우고 투쟁해야 하지만, 일상의 상황에서는 언제든 사랑의 마음으로 서로 존중하며 사람을 대하는 태도와 자세가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난 주 월요일 화요일에 강북시찰회 목사님들과 함께 수련회를 경북 동해안으로 다녀왔습니다. 제가 시찰회 서기라서 일정을 계획하고 우리 생명사랑교회 차량으로 목사님들을 모시고 운전도 하였습니다. 경주까지 내려가는 먼 길이었는데, 가던 중에 정현주 집사님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교육부 공간 문제로 부동산과 의논하고 그 상황들을 제게 알려 주시는 전화였습니다. 운전을 하고 있었기에 자동차 스피커로 우리들의 대화가 모든 목사님도 들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차분히 대화를 나누고, 통화가 끝나자 모든 목사님이 한문덕 목사는 정말 행복한 목회를 한다고 엄청난 칭찬을 쏟아 내었습니다.

  정현주 교육부장님이 제게 얘기하는 내용이나 자세가 아주 훌륭했기 때문입니다. 평신도 중심 사역을 하는 교회로 맡은 책임을 다하는 것이 드러난 것은 물론 겸손함과 예의 바른 언어들로 가득한 대화의 백미는 마지막 말이었습니다. 정현주 집사님께서 통화를 마치시면서 “목사님! 수련회 멀리 가셨는데, 조심조심히 잘 다녀오세요. 너무 무리하지 마시고요.”

  지금 전 세계에 닥치는 위기와 변화는 많은 사람의 마음을 흔들 것입니다. 마음이 흔들리면 사람들은 실수하고, 그 실수 속에서 고통이 증가합니다. 죄는 이런 유한성 속에서 발생합니다. 무엇보다 네 마음을 지키라는 성서 말씀을 떠올리면서 동시에 마음을 지킨 우리가 원수마저도 사랑하려는 자세와 태도를 보일 때, 악인을 돌이켜 의인으로 만드시려는 하나님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교의 복음이 진정으로 기쁜 소식이 되려면 사랑이 넘쳐나야 합니다. 돈이 넘쳐나길 바라는 세상에서는 돈 때문에 사랑이 묻혀 버리지만, 사랑이 넘쳐나는 세상에서는 돈도 사랑의 화신이 됩니다. 사랑하는 생명사랑교우 여러분! 전국의 성도 여러분! 우리는 복음과 민족의 파수꾼입니다. 하나님이 사랑이시라는 것! 사랑의 하나님이 우리를 너무 사랑하셔서 인간의 몸을 입고 오셨다는 것! 십자가에서 죽기까지 자신을 내어 주며 사랑하셨다는 것이 복음입니다. 그 사랑으로 우리 형제자매, 겨레, 민족, 이웃과 자연 모든 생명체를 사랑할 때, 우리는 모두 복음과 민족의 파수꾼이 됩니다. 에스겔이라는 이름은 “하나님이 강하게 하신다.” “하나님이 단련시키신다.”는 뜻입니다. 저와 여러분이 하나님의 파수꾼으로 설 때, 하나님은 여러분들을 강하게 하시고 단련시키셔서, 우리는 그 어떤 어려움도 이겨나가고 새로운 세계를 열어갈 것입니다.

다함께 기도하겠습니다.

* 설교 후 기도

  거룩하신 하나님! 주님께서 창조하신 세상은 참으로 아름답고 좋았지만,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그렇지 못합니다. 여기저기에서 울부짖음과 고통의 신음소리가 들립니다. 우리의 탐욕과 어리석음으로 인해 도끼로 제 발을 찍은 격이 되고 말았습니다. 주님! 우리를 파수꾼으로 세우셨으니, 이제 이 세상을 돌이키는 일에 최선을 다하게 하소서. 우리가 먼저 바뀌게 하소서.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중심을 잃지 않게 하시고, 온전히 하나님을 바라보며 진실하게 나아가게 하여 주소서. 우리의 마음을 붙들어 주시고, 마음 한복판에 온전히 주님을 모시게 하소서. 하루하루의 삶이 더 사랑하는 삶, 생명을 살리고 사랑이 넘쳐나는 삶이 되게 하여 주소서. 우리의 주님이신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 감사기도, 하나님께 감사하는 기쁨의 소식을 함께 나누겠습니다.

  자비하신 하나님! 감사드립니다. 주님께만 영광을 드립니다. 주님의 사랑을 노래하며, 입술로 찬양하며 마음을 드립니다. 세상의 온갖 유혹과 돈의 덫, 권력의 마수에서 자유롭게 하신 것 감사드립니다. 오늘 우리는 온전히 주님만 섬기기를 다짐하며 우리의 모든 것을 주님께 들고 나옵니다. 우리를 지금 이 모습 그대로 받으시고, 우리가 정성껏 준비하여 드리는 예물 또한 받아 주소서. 이 예물을 통하여 주님 영광 받으시고, 한 민족 모든 동포에게 하늘의 평화를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우리가 주님으로부터 받은 은혜와 사랑으로 새롭게 힘을 얻고 활기를 얻게 하시고, 새로운 비전과 에너지와 충족함을 가지고 세상으로 기쁘게 나아가게 하여 주소서. 주님의 몸인 우리 생명사랑교회를 통하여 하나님 나라의 사역인 생명, 평화, 정의의 삶을 감당하게 하시고, 늘 사랑으로 이웃을 대하며 모든 것에 감사하는 삶이 되게 하여 주소서.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 파송사

  사랑하는 생명사랑교우 여러분! 전국의 성도 여러분! 어깨를 펴시고 똑바로 서십시오. 세상으로 당당하게 나아가십시오. 자유인으로 사십시오. 여러분은 하나님의 파수꾼입니다. 깨어 있으십시오. 복음을 지키시고, 한 민족, 한 겨레를 위해 온 마음을 여십시오.

* 축도

  지금은 산 자에게 사랑을, 죽은 이에게는 평화를 내리시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크신 은혜와 하나님의 극진하신 사랑과 성령의 거룩한 사귐, 애틋한 위로가 사랑과 지혜의 영, 거룩한 영의 가르침에 따라 하나님의 파수꾼이 되어 복음을 선포하고 민족을 위해 일하는 생명사랑 교우들 위에, 거룩한 영을 힘입어 주님의 자녀로 평화를 일구는 전국의 모든 성도들 위에, 하나님을 향하여 얼굴을 들고 있는 북녘의 동포들 위에 지금으로부터 영원토록 함께 있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