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Description

“복의 근원”

너를 축복하는 사람에게는 내가 복을 베풀고, 너를 저주하는 사람에게는 내가 저주를 내릴 것이다. 땅에 사는 모든 민족이 너로 말미암아 복을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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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브람은 큰아들 이스마엘과 작은 아들 이삭을 통해 이슬람교와 유대교의 실질적 조상이 됩니다. 그리스도교는 아브람을 “믿음의 조상”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그가 믿음의 조상으로 불리는 이유는 일흔 다섯에 나이에도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여 자신의 모든 안정적 토대를 뒤로하고 떠났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약속을 믿고 이전의 모든 것을 탈피하는 모험을 감행하는 것에서 참된 믿음의 모습을 봅니다.

칠십세가 넘도록 쌓은 물질적 토대와 사회적 관계를 과감하게 포기하는 것도 놀라운 일이지만, 참 믿음은 지금까지의 경험을 통해 쌓은 자신의 관점을 뒤로하고 새로운 정신으로 거듭나는 일입니다. 우상 숭배란 결국 자신의 체험에서 비롯된 고정관념과 익숙한 자기 생각에 머무는 것입니다. 거기에는 하나님의 창조적 자유가 들어올 틈이 없습니다. 늙어갈수록 과거에 기대기가 쉽지, 미래의 약속을 믿고 새로운 도전을 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런데도 아브람은 그것을 해냅니다.

동시에 아브람이 이런 모험을 감행한 것은 땅에 사는 모든 민족에게 복을 주기 위함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복의 근원인 아브람을 저주함으로써 아브라함을 통해 오는 하나님의 복을 차버리는 이는 그것 자체로 이미 저주가 될 것입니다. 온 생명체의 행복을 위한 길을 막는 이는 제 욕심과 무지 때문에 결국 망하게 될 것입니다.

오늘날 그리스도인들과 교회가 해야 할 일은 온 세상,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온 생명의 풍성한 삶을 위해 과거에 안주하던 모든 고정관념과 물질적, 사회적 토대를 박차고 주님이 약속하신 새로운 세계로 과감하게 떠나는 것입니다. 제 몸 부풀리기를 멈추고, 먼 길 떠나는 순례자의 단출하고 가벼운 몸이 되어, 온전히 하나님의 은총에 자신을 내맡겨야 합니다. 그동안 기독교가 일궈놓았다고 생각하는 모든 힘과 안정적 토대를 과감하게 내려놓아야 합니다. 우리는 복의 근원으로 부름받았지, 복의 소유자로 부름받은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기도 : 믿음의 조상 아브람에게서 믿음을 다시 배웁니다. “너는 내가 보여 주는 땅으로 가거라”라는 하나님의 말씀에 일언반구 어떤 질문이나 의심 없이 곧바로 길을 떠나는 모습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의지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느끼게 됩니다. 오늘 우리가 이런 믿음을 견지하도록, 주여! 우리에게 믿음을 주소서. 섰다고 생각할 때 무너지는 것처럼, 안주하려는 게으름을 넘어 새로운 정신으로 날마다 거듭나게 하소서. 새 시대는 새 종교가 필요합니다. 우리 교회들의 낡은 껍질을 벗게 하시고, 우리도 자기중심의 고치를 뚫고 나오게 하소서.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