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Description
글: 한문덕 목사
목소리: 한문덕 목사
반주: 박지형 집사
75. 하나님이 그렇게 하신 것입니다
“이리 가까이 오십시오.” 하고 요셉이 형제들에게 말하니, 그제야 그들이 요셉 앞으로 다가왔다. “내가, 형님들이 이집트로 팔아 넘긴 그 아우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걱정하지 마십시오. 자책하지도 마십시오. 형님들이 나를 이 곳에 팔아 넘기긴 하였습니다만, 그것은 하나님이, 형님들보다 앞서서 나를 여기에 보내셔서, 우리의 목숨을 살려 주시려고 그렇게 하신 것입니다.”(창세 4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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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예수께서는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참새 두 마리가 한 냥에 팔리지 않느냐? 그러나 그 가운데서 하나라도 너희 아버지께서 허락하지 않으시면, 땅에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예수님은 존재하는 모든 것이 하나님의 손 안에 있다고 믿습니다. 하나님의 뜻을 품지 않고 존재하는 것은 없고, 모든 사건에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 중 하나는 일어나는 모든 일에서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형들로부터 온갖 모함을 당하여 죽을 뻔 하였고, 이집트 상인에게 팔려갔던 요셉. 이집트에서 보디발의 아내에게 누명을 쓰고 당했던 일들, 감옥에서의 고생 등을 생각하면 울화가 치밀어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평범한 인간이라면 절대로 치유되기 어려운 상처와 도저히 화해할 수 없는 원한이었지만 요셉은 그 모든 것을 하나님의 뜻 가운데서 녹여냅니다.
요셉의 이 깊은 깨달음은 창세기의 결론에서 다시 한 번 등장합니다. “형님들은 나를 해치려고 하였지만, 하나님은 오히려 그것을 선하게 바꾸셔서, 오늘과 같이 수많은 사람의 생명을 구원하셨습니다. 그러니 형님들은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내가 형님들을 모시고, 형님들의 자식을 돌보겠습니다.”(창 50:20-21)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악인지, 무엇이 좋은 일이고 무엇이 나쁜 일인지 우리는 과감하게 판단하곤 하지만 그것은 쉽게 판단할 수 없는 것입니다. 새옹지마의 이야기가 말해 주고 있고, 노자는 이런 말로 우리를 가르칩니다. “세상 사람들은 모두 아름다운 것의 아름다움만을 알지만, 바로 그것이 추한 것이다. 또 좋은 것의 좋음만 알지만 바로 그것이 좋지 않은 것이다.”(天下皆知美之爲美, 斯惡已; 皆知善知爲善, 斯不善已.).
우리 눈에 좋게 보이더라도 그것이 꼭 그런 것은 아니고, 우리 삶에 큰 고통으로 다가오는 사건에서도 하나님의 뜻을 발견할 수 있다면, 그리하여 고통을 승화시킬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그리스도교 신앙이 주는 위대함일 것입니다.
기도: 하나님! 배신을 당하였을 때, 오해를 사고, 누명을 썼을 때, 쓰라린 상처로 휘몰아치는 감정의 소용돌이를 감당할 수 없을 때, 그 때 우리와 함께 하여 주소서. 어찌 할 수 없는 지경에서 모든 상황이 우리를 옭죄어 오더라도 굳세게 견딜 힘을 주소서. 진한 먹구름 뒤 빛나는 태양을 보게 하시고, 비 온 뒤 더 단단해지는 대지를 생각하게 하소서.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