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Description
글: 한문덕 목사
목소리: 이주하 집사
반주: 박지형 집사
일어나 네 자리를 걷어서 걸어가거라
거기에는 서른여덟 해가 된 병자 한 사람이 있었다. 예수께서 누워 있는 그 사람을 보시고, 또 이미 오랜 세월을 그렇게 보내고 있는 것을 아시고는 물으셨다. “낫고 싶으냐?” 그 병자가 대답하였다. “주님, 물이 움직일 때에, 나를 들어서 못에다가 넣어주는 사람이 없습니다. 내가 가는 동안에, 남들이 나보다 먼저 못에 들어갑니다.” 예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일어나서 네 자리를 걷어 가지고 걸어가거라.” 그 사람은 곧 나아서, 자리를 걷어 가지고 걸어갔다. 그 날은 안식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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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년이라는 오랜 세월을 누워 있던 이 병자는 일종의 학습된 무력감에 빠진 것 같습니다. 피할 수 없는 힘든 상황을 반복적으로 겪게 되면 그 상황을 피할 수 있는 상황이 오더라도 극복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고 자포자기하는 현상을 학습된 무력감이라고 부릅니다.
연못에 물이 움직일 때 맨 먼저 들어가는 사람만이 낫는 경쟁의 구도 속에서 이 사람은 계속 실패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이 사람은 누군가가 자신을 들어서 못에 넣어주기를 바랐습니다. 예수님이 이 사람을 찾아오셨고, 다른 길을 제시합니다. 예수님은 이 사람을 들어서 제일 먼저 연못에 넣어주시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스스로 제 자리를 들고 걸어가도록 하십니다. 경쟁의 구도를 탈피하는 것입니다.
경쟁 속에서 오늘날 많은 어린이 청소년, 젊은이들이 무력감에 빠지고, 우울증에 걸립니다. 상호경쟁의 사회를 서로 돕고 함께 사는 사회로 바꾸는 것이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해야 할 중요한 사명입니다. 승자독식(勝者獨食)에서 벗어나 승자와 패자 자체가 없는, 다양한 개성들이 펼쳐지고, 그래서 모두가 뿌듯한 세상을 만들어 가야 할 것입니다.
* 기도: 위로의 하나님! 좌절과 절망의 늪에서 헤매는 우리를 찾아와 주소서. 경쟁의 구도 속에서 승리에 집착하는 삶이 아니라, 함께 도우며 사는 삶에 뿌리를 내리게 하소서. 스스로 일어나서 제 발로 걸어갈 수 있도록, 자신의 한 걸음이 남의 한 걸음을 돕는 걸음이 되게 하소서. 오랜 세월 앓아누워 있는 병자를 찾으신 예수를 본받아, 도움의 손길을 간절히 바라는 곳으로 우리를 인도하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