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한문덕 목사

목소리: 육성한 목사

반주: 박지형 집사

“움켜쥔 손을 펴십시오!”

주 당신들의 하나님이 당신들에게 주시는 땅의 어느 한 성읍 가운데에 가난한 동족이 살고 있거든, 당신들은 그를 인색한 마음으로 대하지 마십시오. 그 가난한 동족에게 베풀지 않으려고 당신들의 손을 움켜쥐지 마십시오. 반드시 당신들의 손을 그에게 펴서, 그가 필요한 만큼 넉넉하게 꾸어 주십시오. 당신들은 삼가서 마음에 악한 생각을 품지 마십시오. 빚을 면제하여 주는 해인 일곱째 해가 가까이 왔다고 해서, 인색한 마음으로 가난한 동족을 냉대하며, 아무것도 꾸어 주지 않아서는 안 됩니다. 그가 당신들을 걸어 주님께 호소하면, 당신들이 죄인이 될 것입니다.

=========================

신명기 15장에는 면제년 규정이 나옵니다. 이스라엘에는 7년마다 농경지를 쉬게 하는 관습이 있었고, 이로써 하나님이 땅의 본래 주인이심을 기억하였습니다(레위 25:1-6, 출애 23:10-11). 7년마다 땅을 쉬게 하는 것처럼, 7년마다 어려움을 겪는 사람에게 준 빚을 ‘쉬게 할’ 것, 즉 빚을 면제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땅을 쉬게 함으로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였듯이, 면제년을 통해서도 하나님 백성의 구성원 개개인이 바로 하나님의 사람임을 인정하고, 서로 형제처럼 대해야 하며, 빚을 탕감해 주어야 한다고 성서는 강조합니다.

그런데 면제년 제도를 시행하다 보니, 면제년이 다가오게 되면 일부러 꾸어주지 않는 일이 발생한 것 같습니다. 즉 얼마 있지 않아 빚을 탕감해 주어야 하기 때문에 아예 꾸어주지 않는 일이 생긴 것입니다. 아무리 좋은 제도가 있다 한들, 그것을 시행하는 사람의 마음이 틀어져 있으면 이런 결과를 낳게 됩니다.

가진 것은 유한하지만, 가지려는 욕망은 무한합니다. 그래서 모든 종교는 욕망의 절제를 말해왔습니다. 특히 나의 욕망이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것을 빼앗게 한다면 더욱 삼가 조심해야 합니다. 꽉 움켜 쥔 손을 폅시다. 움켜쥔 손으로는 하나님이 주시는 복을 받을 수 없습니다. 내 손을 펴서 나눌 때, 나 또한 하나님께서 주시는 것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 기도 : 어렵고 힘든 인생들을 품으시는 하나님! 주님께서 우리를 사용하시고자 하실 때, “주님 제가 여기 있습니다.” 하고 나서는 사람 되게 하소서. 나의 욕심과 좁은 소견을 과감하게 내려놓게 하시고, 넉넉한 품을 지니게 하소서.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인생, 늘 손을 활짝 펴서 이웃에게 내밀게 하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