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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균 성도] 바울의 달리기 수업 – 2022년 9월 25일
빌립보서 3장 12-14절
코로나로 인해 권고사직을 당한 저는 ‘이중직 목회자’라는 현실을 개념이 아니라 피부로 경험하게 됩니다. 자비량 선교사처럼 스스로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뛰어든 직장생활은 너무도 냉혹한 것이었습니다. 직장에서도 별 볼일 없고, 목회도 제대로 못하는 중간 상태에 끼어, 날마다 찾아오는 불안감을 이겨내고자 달리기를 시작합니다. 달리기를 하면 그동안 갖고 있었던 불안감을 떨쳐내고,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거기서 달리는 목사의 준말인 ‘달목’으로 닉네임을 정하게 됩니다. 성서본문에서 달리기에 관한 내용을 찾던 중에, 유독 바울서신에 달리기에 관한 내용은 8군데나 있음을 알게 되었고, 오늘 우리가 함께 읽은 말씀은, 그중에서 가장 제가 좋아하는 말씀입니다. 놀랍게도 여기에는 달리기와 관련하여 신앙생활을 어떻게 해내가야 할지에 대한 3가지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자각’입니다. 달리기는 자신이 어떤 페이스로 달리고 있는지에 대한 자각이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없으면 너무 빠르게 달려 오버페이스하게 되고, 경기를 중도에 포기하게 됩니다. 바울은 자신의 페이스를 분명하게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12절을 보면, 이미 얻은 것도 아니며, 이미 목표점에 다다른 것도 아니라고 말합니다. 다시 말해 스스로가 계속 페이스를 발전시켜 전진해서 나아가야 하는 존재임을 아는 것입니다. 이러한 자각은 달리는 사람으로 하여금 경주를 포기하지 않고 지속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두 번째는 ‘시선’입니다. 달리기를 하다보면 힘이 들고, 나도 모르게 시선이 땅으로 떨어지거나, 턱이 들려 하늘로 향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렇게 땅이나 하늘을 보는 시선방향은 앞으로 전진해야 하는 달리기에 있어 에너지를 낭비하는 비효율적인 자세입니다. 우리는 달릴 때 시선을 앞에 둘 수 있도록 집중해야 합니다. 바울은 13절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하는 일은 오직 한 가지입니다. 뒤에 있는 것은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을 향하여 몸을 내밀면서.” 이처럼 몸을 앞으로 내밀면서 계속 다가올 현실에 시선을 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과거(땅)에 시선을 두면 후회가 다가오며, 미래(하늘)에 시선을 두면 불안이 찾아옵니다. 시선을 오직 현재(앞)에 두고 다가갈 때 우리는 가장 효율적인 달리기를 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열심’입니다. 생명사랑교회에는 이미 신앙생활을 열심히 달려오신 분들이 많음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신앙생활은 경주가 끝날 때까지 쉬지 않고 열심을 다해 달려야 하는 여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바울은 이 편지를 쓸 때 이미 말년이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조차 바울이 다 달렸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하지만 바울은 계속해서 달려가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아직 그가 위로부터 부르신 그 부르심의 상을 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이제까지 이렇게 열심을 다했는데 또 열심히 하란 얘기냐 반문하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맞습니다. 신앙의 여정은 바로 그 결승지점을 통과할때까지 열심을 다해야 합니다.
끝으로 이렇게 신앙생활에 있어 ‘자각’과 ‘시선’과 ‘열심’을 다 했음에도 불구하고 목표를 잃어버려 경주를 포기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여기서 기억해야 할 것은 앞에 있는 신앙의 선배들을 통해 계속해서 경주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점입니다. 바울은 17절에서 자신을 본받으라고 말합니다. 예수를 바라보며 곧장 따라가는 여정이 쉽지 않음을 알기에, 그는 예수를 볻받으라는 내용을 넘어서 나를 본받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목표를 잃어버려고 우리와 함께 달리는 동료들을 통해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있습니다. 저는 우리 ‘생명사랑교회’가 한국교회에 그런 역할을 하는 교회로 달려가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