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월4일 부활절 예배 기도문-채경숙 장로
한창 추운 겨울의 끝자락에서 시작한 재의 수요일부터,
그리고 촉촉한 봄비와 함께 떨어지는 벚꽃 잎이 아름다운 이 부활의 아침까지,
사순절 기간 동안 매일 말씀을 묵상하며,
우리들의 삶의 자리를 다시 확인하는 시간을 갖게 하신 하나님, 감사합니다!!
단단히 굳은 땅에서 새순이 돋고,
잘려진 나무밑동에서 다시 가지를 내며,
바싹 마른 가지 끝에서 움을 틔워내는 봄은
우리에게 부활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이 시간 예배를 드리는 우리 모두가
멈춰선 신앙의 밑동에서 믿음의 새 가지를 내고,
굳어지고 바싹 마른 마음에서 사랑의 움을 틔워
부활을 경험하는 시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하나님,
예루살렘에 입성한 예수님을 향해 종려나무를 흔들며
세상의 성공과 권력을 환호했던 군중들이,
고난의 예수 앞에서는 십자가에 못박으라 소리쳤던 것처럼,
우리 역시 예수님을 내 욕망을 채워줄 세상의 왕으로는 추앙하지만,
주님께서 함께 지라 하시는 십자가는 애써 외면하거나 나는 아니어야 한다며 주님께 다시 넘겨버립니다.
우리를 용서하소서.
세상은 우리에게 돈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돈이 있어야 하고,
권력에서 자유하려면 힘이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교회는 우리에게 세상의 자녀들보다 우월해야한다며,
세상의 머리가 될지언정 꼬리가 되지 말라고 가르쳐왔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돈이 아니라 사람으로, 힘이 아니라 사랑으로, 움켜쥐는 것이 아니라 내어 놓음으로,
생명을 살리고, 평화를 이루며, 정의를 실현하여 하나님 나라를 이루라고 말씀하십니다.
주님, 우리가 세상의 기준 때문에 하나님 자녀로서의 삶의 기준이 흔들리지 않게 하옵소서.
세상이 말하는 기준은 우리 삶의 목표가 아니라 수단일 뿐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고,
하나님 나라에서 누리는 진정한 행복을 잃지 않게 하옵소서.
그리고 이 땅에 하나님나라를 조금이라도 시늉 낼 수 있는 일이라면,
나의 불편함과 작은 손해는 기꺼이 감수할 수 있는 결단의 힘도 주소서.
모두가 넘을 수 없는 벽 앞에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가 수천 개의 담쟁이 잎을 이끌고 그 벽을 넘듯이,
우리 그리스도인이 그 담쟁이 잎 하나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하나님,
참으로 감사한 것은 우리 생명사랑교회 온라인 선교가 결실을 맺어 유튜브 구독자가 1천명에 도달했습니다.
1년 반의 시간 동안 350여개의 알찬 신앙 자료를 제공해 주신 목사님과 전도사님들의 그 수고가 얼마나 크고 소중한지요!
그 많은 신앙 자료들을 당연하게 생각하며 묵혀두거나 가벼이 시청하는 것에 멈춰 있지는 않은지 돌아봅니다.
아직도 새로운 모습의 신앙 훈련이 익숙하지 않다고 핑계대지 않겠습니다.
이제 우리 교인들이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활용하여, 말과 글에서 멈추지 않고 삶이 되도록 애쓰겠습니다.
세상 지식과 세상의 감성보다 신앙 지식과 신앙인의 감성을 먼저 깨워
우리 삶에 선한 변화를 만들어가는 성숙한 그리스도인이 되겠습니다.
고난의 자리, 파괴의 자리, 죽음의 자리를 이겨내신 주님,
-1년이 넘도록 바이러스와 힘겨운 사투를 벌이며 묵묵히 의료 현장을 지키며 헌신하는 봉사자들에게,
부활의 주님 오시옵소서!
-잘못된 정보와 선동으로 인해 혐오와 배척의 대상이 되어 버린 힘없는 자들의 그늘진 삶에,
부활의 주님 오시옵소서!
-무자비한 군부독재의 만행 앞에서도 용감하게 평화와 자유와 민주를 외치는 미얀마의 민중들에게,
부활의 주님 오시옵소서!
-자본과 권력을 움켜쥔 오만한 기득권 세력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나아갈 이 나라의 정의로운 역사 앞에,
부활의 주님 오시옵소서!
-인간의 끝없는 탐욕으로 인해 파괴되어가고 있는 이 지구 생태계의 비참한 현장에,
부활의 주님 오시옵소서!
부활의 주님이 오시는 그 자리에
내가, 우리가 함께 하기를 소망하며,
여전히 우리에게 부활의 삶을 기대하시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