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Description

글: 한문덕 목사
목소리: 이준일 장로
반주: 박지형 집사
76. 서로를 탓하지 마십시오!
이스라엘의 아들들은, 바로가 하라는 대로 하였다. 요셉은, 바로가 명령한 대로, 그들에게 수레를 여러 대 내주고, 여행길에 먹을 것도 마련하여 주었다. ~중략~ 요셉은 자기 형제들을 돌려보냈다. 그들과 헤어지면서, 요셉은 “가시는 길에 서로들 탓하지 마십시오.”하고 형들에게 당부하였다. (창세 45:21, 24)
=====================
요셉이 자기의 정체를 형제들에게 밝히고, 형제들과 얼싸안고 눈물콧물 흘리는 모습들이 만천하에 다 공개되었고, 요셉의 형제들이 왔다는 소문이 바로의 궁에 전해졌습니다. 그러자 바로는 그의 신하들과 함께 기뻐하며 요셉의 가족들을 전부 이집트에서 가장 좋은 땅에 살게 하겠다고 선언하면서 가족들을 데리고 올 것을 명령합니다. 그렇게 해서 요셉은 이제 다시 형제들을 고향으로 돌려보냅니다. 아버지 야곱과 가족들을 모시러 가는 형제들과 작별인사를 하면서 요셉은 형들에게 부탁을 합니다. “가시는 길에 서로들 탓하지 마십시오.”
이 한 마디 말에서 요셉이 얼마나 세밀하게 사람의 마음을 다루는가가 드러납니다. 요셉을 만나 당황했던 형들, 그들의 마음이 어떠했을까를 공감하면서 요셉은 모두 하나님께서 하신 일이라며 형들을 위로했습니다. 자책하지 말라고, 자신의 백성의 목숨을 구하시려는 하나님의 계획이었다며 형들이 가지게 될 죄책감과 죄의식에서 해방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제 헤어져 돌아가는 길에 형들끼리 대화를 나누며 혹시라도 서로 요셉을 죽이려고 했을 때, 또 팔아넘기려고 했을 때, 요셉에 대해 시기하며 질투하며 요셉의 행동에 대해 아니꼽게 여겼던 지난 일들을 나누면서,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받는 일들이 또 생길까 염려하는 요셉의 배려가 정말 대단합니다.
갈등과 분쟁 속에서, 아니면 뜻하지 않게 피해가 발생하게 되면, 그 일을 겪은 당사자들은 피해자와 가해자를 막론하고 엄청난 영향을 받게 됩니다. 각자 서로 다른 자기의 입장에서 큰 영향을 입습니다. 심지어 가해자도 어떤 측면에서는 피해자처럼 느끼게 됩니다. 피해자는 수치심과 자책감, 공포와 불안, 억울함과 분노, 잘 아물지 않는 마음의 상처, 잊히지 않고 계속 떠오르는 악몽의 기억들, 사람들에 대한 배신감과 세상에 대한 불신으로 괴로운 나날을 보내게 됩니다. 그러나 가해자 또한 낙인찍는 주변의 시선, 용서 받지 못한 자의 압박감, 심한 죄의식, 실수와 실패에 대한 자책으로 시달립니다.
크고 작은 상처들을 주고받는 우리의 일상들에서 서로 탓하는 것보다는 어떻게 함께 극복해 나갈까를 진지하게 고민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매우 신중하게 그래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가 함께 살아가야 한다면 말이지요.
기도: 하나님! 세상에 나쁜 사람은 없고, 오직 나쁜 상황만 있을 뿐이라는 말을 떠올려 봅니다. 불행을 운명이나 벌로 여기지 않게 하시고, 함께 극복해 갈 수 있는 지혜를 허락하여 주소서.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간략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