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Description

글: 한문덕 목사

목소리: 한문덕 목사

반주: 박지형 집사

66. 편애

야곱은 자기 아버지가 몸붙여 살던 땅 곧 가나안 땅에서 살았다. 야곱의 역사는 이러하다. 열일곱 살 된 소년 요셉이 아버지의 첩들인 빌하와 실바가 낳은 형들과 함께 양을 치는데, 요셉은 형들의 허물을 아버지에게 일러바치곤 하였다. 이스라엘은 늘그막에 요셉을 얻었으므로, 다른 아들들보다 요셉을 더 사랑하여서, 그에게 화려한 옷을 지어서 입혔다. 형들은 아버지가 그를 자기들보다 더 사랑하는 것을 보고서 요셉을 미워하며, 그에게 말 한 마디도 다정스럽게 하는 법이 없었다.(창세 37:1-4)

=======================

야곱과 에서가 화해하던 모습이 눈에 선한데, 창세기는 이제 야곱의 아들들이 겪는 또 하나의 형제간의 불화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오늘 요셉은 형들의 허물을 아버지에게 일러바치는 인물로 등장합니다. 여기서 형들이란 모두 이복형제들입니다. 형과의 화해에 성공한 야곱이지만, 네 아내 사이의 갈등과 아들들 사이의 불화는 어찌할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게다가 야곱은 형제간 불화의 원인 제공자이기도 합니다. 요셉만을 유독 사랑하였기 때문입니다. 물론 가장 사랑했던 아내, 라헬이 오래도록 애를 낳지 못하다가 간신히 얻은 첫 아들이며, 라헬은 요셉의 동생 베냐민을 낳고 죽었으니, 야곱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불행의 씨앗은 바로 요셉의 편애로부터 시작됩니다.

오늘 성서는 야곱이 요셉에게 화려한 옷을 지어서 입혔다고 했는데, 이는 단순히 옷의 화려함만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당대 양치기들의 의복이란 그저 천을 몸에 걸치는 정도의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나 요셉의 옷은 색깔도 화려했지만 옷의 소매나 다른 여러 가지가 정교하게 장식되어 사회적 지위와 높은 신분을 드러내는 옷이었던 것입니다. 즉 요셉은 열두 아들 중 11번째로 태어났지만 야곱의 비호 아래 다른 형들보다 더 높은 신분을 얻게 되었고, 그렇기에 형들의 시기와 질투, 미움을 사게 됩니다.

윌리엄 피터스의 [푸른 눈, 갈색 눈]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 아이들을 대상으로 눈의 색깔에 따라 차별을 경험하게 했던 유명한 실험에 얽힌 이야기를 담은 책으로, ‘열등하다’는 딱지가 붙은 아이들은 정말로 열등한 학생들의 태도와 행동을 보였습니다. 한편 ‘우월한’ 학생들은 성적이 뛰어났을 뿐 아니라 이전까지 친구였던 아이들을 차별하는 데 즐거움을 느낍니다. 차별은 공동체 구성원들의 갈등과 불화를 일으키고 결국은 공동체의 분열을 가져 옵니다. 마음들이 모아지지 못하고 갈래갈래 흩어질 때 서로에 대한 오해와 편견, 차별과 편애가 있었던 것은 아닌 지 살펴야 할 것입니다.

기도: 하나님, 우리가 눈을 크게 뜨게 하여 주소서. 장점이 곧 단점임을, 못난 것이 다른 방식으로 탁월한 것일 수 있음을 깨닫게 하소서. 우리들의 공동체가 유연하여서 서로 다른 차이들을 기쁜 마음으로 수용하게 하여 주시고, 달라서 겪는 갈등을 차분히 풀어가는 지혜도 허락하여 주소서. 차별의 눈으로 남을 바라보지 않도록 우리 눈에 있는 들보를 먼저 빼게 하여 주소서.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