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Description

글 : 한문덕 목사

목소리 : 이준일 장로

반주 : 박지형 집사

61. 사람과도 겨루어 이겼으니

그가, 날이 새려고 하니 놓아 달라고 하였지만, 야곱은 자기에게 축복해 주지 않으면 보내지 않겠다고 떼를 썼다. 그가 야복에게 물었다. “너의 이름이 무엇이냐?” 야곱이 대답하였다. “야곱입니다.” 그 사람이 말하였다. “네가 하나님과도 겨루어 이겼고, 사람과도 겨루어 이겼으니, 이제 네 이름은 야곱이 아니라 이스라엘이다.”(창세 32:2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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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삼촌 라반의 집을 떠나,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 야곱의 마음은 설렘과 두려움, 두 갈래로 갈립니다. 20년 만에 고향으로 향하는 발걸음이니 한편으로는 설렙니다. 그러나 형 에서가 여전히 자기를 원수로 여겨 죽일 수도 있기에 두렵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한(창 32:9-12) 후, 선물과 함께 모든 종들을 앞서 보내고 얍복 나루 근처에 홀로 남았는데, 갑자기 어떤 이가 나타나서 야곱을 공격합니다.

밤새도록 계속된 이 싸움에서 야곱은 엉덩이뼈를 다치고, 싸우는 상대에게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 이름까지 밝힙니다. 그러나 상대는 이름도 알려 주지 않았고, 야곱에게 새 이름을 하사하는 주체로 등장합니다. 그가 말하기를 “하나님과 겨뤄 이겼고, 사람과도 겨뤄 이겼으니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을 준다.”고 했지만, 이스라엘의 뜻은 “하나님은 강하시다. 하나님이 승리하신다.”라는 것입니다. 야곱의 씨름 상대가 하나님이라면 둘 중에 진정 누가 승리자인지 애매합니다. 어찌 되었든 야곱은 이제 새로운 존재로 거듭납니다. 이름이 존재와 동일시되던 시절, 이스라엘이라는 새 이름을 얻은 것은 거듭남을 상징하는 것입니다.

야곱은 지금까지 형 그늘에 가려진 채 엄마 치맛자락 속에 숨어 열등감을 지닌 채, 아버지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외삼촌에게는 속임을 당하며 사는, 좀 못난 인간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형 에서에 대한 두려움이 그의 맘 속 깊이 자리 잡고 있었고, 그것은 평생의 트라우마였습니다. 그러나 오늘 얍복 나루의 체험을 통해 이제는 그런 과거의 모든 암울한 기억과 부정적 인식을 극복하고 미래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확고하게 붙들게 됩니다.

야곱은 야곱이라는 자신의 과거 역사를 담은 이름을 하나님 앞에 다 드러내놓고, 이제 속이는 자로 남에게 해를 입히는 자로 살고 싶지 않다고 간구했던 것이고, 하나님은 야곱에게 새 이름을 지어 주시고, 새로운 존재로, 하나님의 사람으로 바꾸게 하신 것입니다. 야곱이 하나님을 붙들고 겨루어 이긴 사람은 바로 옛날의 야곱이었고 야곱은 자기를 극복하였던 것입니다.

기도 : 거룩하신 하나님! 우리에게 늘 새로움을 허락하여 주소서. 과거에 얽매이지 않게 하소서. 하나님께 모든 것을 아뢰고, 제 멋대로 하려는 습성도 버리게 하여 주소서. 진정으로 강하신 당신께 기대는 법을 알게 하시고, 할 수 있는 것과 내어 맡겨야 하는 것을 잘 구분하게 하소서. 모든 것을 자신이 다 할 수 있다고 하면서 다 해내려는 교만을 버리고, 여럿이 함께 만들어가는 능력을 허락해 주소서. 사람을 변화시키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