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Description
[송실 전도사] 당신을 향한 감각 – 2021년 5월 30일
열왕기상 3장 6-9절, 시편 119편 169-176절, 요한1서 1장1-4절
오월의 마지막 주일, 더 푸른 계절로 나아가는 길목에 서 있습니다. 이제 자연은 연한 녹색 빛을 벗어버리고 더 짙은 푸른 빛을 내고 있습니다. 우리의 신앙도 마음도 더 짙고 깊어지기를 소망해봅니다.
별빛의 향과 맛, 향기의 무게, 소리의 색과 모양.
한 아이돌 그룹의 노래에 나오는 가사 중에 일부입니다. 데뷔 14년 차인 이 그룹은 “빛나는 샤이니”라고 자신들을 소개합니다. 읽어드렸던 가사는 이 그룹의 2015년도 앨범에 수록되어 있는 “뷰“라는 곡입니다. 섬세하고 감각적인 가사가 돋보이는 곡입니다.
예민하고 섬세해진 감각들이 우리가 알고 있는 오감의 영역을 넘어서 감각이 확장됨을 노래합니다. 소개해드린 가사만 보아도, 알 수 있겠죠? 다소 모순되고 정확한 표현을 할 수는 없지만 어떤 감각? 느낌인지는 어렴풋이 알 것 같습니다. 별빛의 향과 맛, 향기의 무게, 소리의 색과 모양이란 것이 말이죠.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감각을 통해 무언가를 받아들입니다. 경험하는 것, 변화하는 것, 우리에게 전해지는 자극들을 감각기관을 통해 받아들이면서 무의식적으로 내면화합니다. 더 많은 것을 경험하고 느낄 때에 우리의 감각은 더욱 예민해지고 확장되어집니다. 확장된 감각은 우리가 경험하지 않은 영역의 어떠한 것들까지도 감지할 수 있게 해줍니다.
신앙인으로서 그리스도인으로 우리가 가지는 감각이 있습니다. 바로 우리와 함께 하시는 이를 느끼고 경험하는 감각입니다. 신앙의 감각, 영적인 감각이라는 볼 수 있겠습니다. 오늘 여러분과 하나님께로 향한 감각에 대해서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
오늘의 본문의 하나인 열왕기상은 솔로몬이 통치하던 통일된 왕국과 그 이후 분열된 왕국 시대의 기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 중에서 1장부터 11장은 솔로몬이 왕으로 등극하고 통일 왕국시대를 다스리며 왕을 중심으로 일어났던 사건들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1장부터 2장으로 이어지는 구성은 솔로몬이 다윗 왕 이후 왕으로 등극하면서 왕권을 강화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왕권을 강화하는 솔로몬의 모습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지혜롭고 자애로운 자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어보입니다.
당시의 사회, 정치, 문화적인 요소들을 두루 살펴보며 솔로몬의 왕권 강화 정당성에 대하여 생각해보아야 하겠지만, 1장과 2장을 통해 보여주는 모습은 왕위 쟁탈전에서 볼 수 있는 숙청의 모습을 보입니다.
솔로몬의 왕권 강화 이야기 이후에 성전건축, 최고의 전성기를 가져온 솔로몬의 업적 사이에 오늘의 본문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저자는 왕국 ”최고의 전성기를 가져온 왕은 이런 사람이다.“ 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찬란한 왕국의 전성기를 가져온 왕은 통치함에 있어, 하나님께 나아오고 그 소리를 들을 줄 아는 사람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솔로몬은 제단에 일천번제를 드리며, 하나님께 나아갔습니다. 제사를 드리는 그에 하나님을 향한 감각은 더욱 민감해지고, 확장되었을 것입니다. 하나님을 향한 영적 감각이 민감해진 솔로몬은 하나님의 계시를 듣게 됩니다. 솔로몬의 기도에 응답하신 하나님께서 솔로몬에게 구하는 바를 물으십니다. 솔로몬은 하나님의 물음에 겸손한 자의 모습으로 하나님 앞에 지혜로운 마음, 원어적인 의미로는 ”듣는 마음, 들으려는 마음“을 구합니다. 왕국의 영원한 번영, 더 많은 부와 권력이 아닙니다. 저자는 3장을 통해 자신의 감각을 하나님께 향하고 하나님의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자, 왕으로서 욕망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선과 악을 구별할 수 있는 듣는 마음과 지혜를 구하는 자. 하나님의 백성으로 윤리적인 모델로서의 역할까지. 이상적인 왕국의 왕, 하나의 본보기로서의 왕의 모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
또 다른 본문인 시편 119편은 아주 긴 절 수를 가지고 있습니다. 노는 것을 좋아하던 시절 학교나 교회에서 성서통독을 하거나 필사를 했을 때,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길이에 고통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이 길고 긴 시편은 히브리어 알파벳 스물두 자를 바탕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여덟 행이 일정한 알파벳으로 시작되고 있습니다. 스물두 자 알파벳에 여덟 행씩 총 176절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정말 깁니다. 오늘의 본문인 119편 169절-176절은 마지막 알파벳인 타우로 시작되는 연입니다.
시편기자는 끊임없이 하나님께 기도하고 간구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자신이 처한 상황 속에서 하나님 앞에 경건함을 유지하고, 하나님께서 자신의 서원과 기도를 들으시고, 구원의 손길을 건내주시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가 하나님 앞에 경건을 유지하고, 삶 속에서 하나님을 찬양하는 방법으로 말하고 있는 것은, 경전. 토라에 집중하고 읽는 것입니다. 자신이 처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말씀에 집중하고 읽음으로 신앙의 위기로부터 벗어나고 신앙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있습니다.
경전을 읽는 것은 가장 기본적으로 할 수 있는 신앙생활의 실천입니다. 경전을 읽고 묵상하는 것,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하나님과 함께 동행하는 생활을 유지하는 방법입니다. 경전을 통한 율법적인 교훈과 가르침을 기억하고 새기라는 것이 아닙니다. 각자의 신앙고백과 함께 스스로 마음에 새기는 정서적 차원에서의 경전 묵상을 의미합니다.
말씀을 읽고 묵상하는 일을 통해서 우리는 하나님께로 한걸음 더 다가설 수 있게 됩니다. 말씀을 통해 하나님께서 보여주신 사람들과의 약속, 그 약속의 성취,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보여주는 인물들의 고백은 말씀을 보고 묵상하는 이들로 하여금 신앙적 영감을 받게 합니다. 신앙적 영감에 자신의 경험과 고백이 더해지면서 하나님과 우리의 관계는 더 굳건한 신뢰와 믿음의 관계로 발전하게 됩니다.
오늘 본문의 시편 기자가 끊임없이 경전을 읽으며 하나님께 기도하고 묵상함으로 그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을 향한 감각을 놓지 않고, 오히려 더욱 강화하며 하나님께 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할 수 있게 도움을 구하고 있습니다.
—————————————————————-
코로나 19로 인해, 우리의 삶에 많은 변화들이 일어났습니다. 일상변화 뿐만 아니라,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삶과 신앙 방식에도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모일 수 없고, 비대면으로 이루어지는 예배와 신앙생활이 되었습니다. 비대면으로 이루어지는 신앙생활이 되어지다 보니, 개인들의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참여가 아니면 신앙생활에서 멀어지는 경우도 생기게 됩니다.
개인의 신앙생활에서 멀어지다 보면, 하나님을 향한 우리의 감각들도 무뎌지기 마련입니다. 자극을 통해 발달하고 민감해지는 감각이기 때문에 신앙의 감각들, 영적인 감각들도 예배 및 개인의 영성생활 등, 신앙생활을 통해서 예민해지고 강화됩니다.
이러한 감각들의 강화는 우리의 삶 속에서 함께 하시는 이를 더욱 강하게 느끼게 합니다. 예민하고 민감해진 우리의 감각들이 우리의 삶 속에서, 자연 속에서, 우리가 숨쉬고 걷고 살아가는 모든 공간 속에서 그분의 동행, 함께하심을 깨닫게 합니다. 그분의 동행하심을 느낄 때, 삶을 걸어나가는 우리의 걸음 하나하나가 힘이 있고, 어려움을 극복할 내적 힘을 가지게 됩니다.
—————————————————————-
오늘의 마지막 본문인 요한 1서의 말씀입니다. 다른 서신들의 서문과는 사뭇 다른 형태의 서문을 보이고 있습니다. 서신들의 첫 장은 발신자와 수신자에 대하여 기록하고 문안인사를 전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하지만 요한 1서의 서문은 조금 다릅니다. 선언적인 성격의 서문입니다. 단호하고 확실한 어조로 말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확신으로 가득 차 있고 기쁨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는 저자가 기록하고 있듯이 보고, 듣고, 만졌다는 경험으로부터 비롯된 확신입니다. 경험을 통한 그의 1차적인 감각은 그 영역을 확대하여 하나님을 향한 감각이 되었습니다.
전적인 신뢰의 관계와 믿음, 동행에 대한 확신으로 가득합니다. 저자의 하나님을 향한 감각과 신뢰, 확신이 커다란 기쁨, 힘이 되어 서신을 받는 이들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습니다.
—————————————————————
지금의 우리는 참 어수선한 세상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어수선한 이 때, 우리의 신앙을 좀 더 돌아보고 돌보는 시간으로 보내야하지 않을까요? 오늘 성경 본문들을 통해서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자 하는 부분은 바로 이것입니다. 하나님께로 향하는 우리의 감각을 깨우자는 것입니다. 무뎌지는 감각을 다시 예민하고 민감하게 해야 할 때입니다.
우리 생명사랑교회는 코로나 19 시대에 맞춰, 교우분들께 신앙교육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목사님과 두 전도사님들이 힘을 모아 만든 다양한 신학 강연, 기도회, 말씀 묵상 등 개인의 영성생활에 도움을 주는 콘텐츠들입니다. 함께 참여하시고 잠들어 있는 교우 여러분들의 감각을 깨우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을 향한 우리의 감각이 예민하고 민감해질 때, 요한 1서의 저자가 강한 확신과 신념, 기쁨으로 가득찼던 것처럼 우리 역시도 삶을 이겨나가는 힘과 의지를 가지게 됩니다. 그분을 향한 감각으로 예민해진 우리는 타인을 대할 때 더 빛을 낼 것입니다. 충만해진 감각을 통해 사랑의 시선으로 상대에게서 하나님의 형상을, 주님의 얼굴을 찾고, 보게 될 테니까요.
그리고 교우 여러분들의 경험을 우리 아이들과, 청년, 자라나는 세대에게 들려주세요. 세상의 가혹함을 말해주고, 들려주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들께서 경험한 하나님을 향한 감각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앞으로 나아가야할 사회라는 커다란 과제가 힘들지 않게, 무겁지 않게 느낄 수 있는 용기와 지혜를 들려주세요.
다 함께 기도하겠습니다.
주님, 당신을 향한 우리의 감각이 더욱 예민하고 충만하게 하옵소서. 당신을 향한 우리의 걸음을 축복하시고 거룩하게 하옵소서. 예수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