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Description

글: 한문덕 목사

목소리: 한문덕 목사

반주: 박지형 집사

36. 미련을 남기지 말고!

동틀 무렵에 천사들이 롯을 재촉하여 말하였다. “서두르시오. 여기에 있는 부인과 두 딸을 데리고, 여기를 떠나시오. 꾸물거리고 있다가는, 이 성이 벌을 받을 때에, 함께 죽고 말 것이오.” 그런데도 롯이 꾸물거리자, 그 두 사람은 롯과 그의 아내와 두 딸의 손을 잡아끌어서, 성 바깥으로 안전하게 대피시켰다. 주님께서 롯의 가족에게 자비를 베푸신 것이다. 그 두 사람이 롯의 가족을 성 바깥으로 이끌어내자마자, 그 가운데 한 사람이 롯의 가족에게 말하였다. “어서 피하여 목숨을 건지시오. 뒤를 돌아보거나, 들에 머무르거나 하지 말고, 저 산으로 도피하시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죽고 말 것이오.” (중략) 롯의 아내는 뒤를 돌아보았으므로, 소금 기둥이 되었다. (창세 19: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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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복음에는 예수님을 따르려는 사람들을 교육하는 장면이 나옵니다(9:57-62). 한 사람이 주님을 따라 가겠지만, 먼저 집안 식구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게 해 달라고 부탁하자, 예수님은 “누구든지 손에 쟁기를 잡고 뒤를 돌아다보는 사람은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자격이 없다”고 냉정하게 말합니다. 쟁기를 잡았다는 것은 밭을 갈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제대로 밭을 갈려면 쟁기를 굳게 잡고 앞에서 끄는 소를 뚫어지게 보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런데 그런 상태에서 자꾸 뒤를 보면 밭도 못 갈고, 잘못하면 다칠 수도 있습니다. 자기가 살고 있는 도시가 곧 멸망한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꾸물거리는 롯이나 도시를 떠나왔으면서도 뒤를 돌아보다가 소금 기둥이 된 롯의 아내처럼, 우리 또한 쟁기를 잡고 종종 뒤를 돌아봅니다. 분명 미련을 남기지 말고 떠나야 하지만, 자신이 이룬 것을 보면서, 남겨진 재산을 보면서, 안주하고 싶은 마음 때문에, 괜한 호기심에 휘둘려 과감한 결단을 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런 어정쩡한 상태로는 어떤 결실도 얻을 수가 없습니다. 떠나기로 했다면 과감하게 떠나야 하고, 하기로 했다면 거기에 집중해야 합니다. 새해가 되었고, 설도 지났는데 아직도 미련을 남겨둔 일이 있으신가요? 과감하게 털어 버립시다. 어느 정부이든지 적폐를 청산하고 사회를 개혁하기로 했다면 뒤를 돌아보지 말고 거기에 매진하고, 평화로 나아가기로 했다면 어정쩡하게 타협하지 말고 확실하게 평화의 길로 나아가야 합니다. 모든 경기장의 달리는 선수들은 결코 뒤를 돌아보지 않습니다. 괜한 호기심에 들떠 주위를 둘러보지도 않습니다. 출발 소리와 함께 일말의 꾸물거림 없이 달려 나가고, 달렸다면 결승점까지 온 힘을 다합니다.

기도 : 하나님! 우리는 매년 새해를 맞이하여 다양한 결심을 합니다. 결심을 할 때는 굳세고 단단한 듯 하지만 어느 새 우리 마음을 파고드는 유혹들이 지난 날 습관적 행실을 부추기며 미련을 남기게 만듭니다. 꾸물거리지 말고 과감하게 나아가게 하여 주소서. 정하기 전에는 재삼 생각해보며 신중을 기하겠지만, 이미 결정했다면 곧 바로 행동하는 우리가 되게 하여 주소서. 한 번 가기로 했다면 목적지에 이를 때까지 뒤돌아보지 않게 하소서. 선으로 악을 이기게 하시고, 평화의 열정으로 전쟁의 소식을 막아내게 하소서.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