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Description

– 글: 한문덕 목사

– 목소리: 채경숙 장로

– 반주: 박지형 집사

6. 모든 일에서 손을 떼고

하나님은 하늘과 땅과 그 가운데 있는 모든 것을 다 이루셨다. 하나님은 하시던 일을 엿샛날까지 다 마치시고, 이렛날에는 하시던 모든 일에서 손을 떼고 쉬셨다. 이렛날에 하나님이 창조하시던 모든 일에서 손을 떼고 쉬셨으므로, 하나님은 그 날을 복되게 하시고 거룩하게 하셨다. (창세 2:1-3)

=====================

하나님은 엿샛날까지 세상을 창조하시고, 이렛날에는 모든 일에서 손을 떼고 쉽니다. 하나님도 노동에 지쳐서 쉬신 것일까요? 말씀으로 창조하셨는데, 뭐 그리 피곤하시다고 쉬신 것일까요? “쉰다”는 히브리어는 “멈추다”, “쉬다”라는 뜻과 함께 “완수하다”라는 뜻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렛날에 쉬셨다는 것은, 어쩌면 모든 것의 완성을 위하여 반드시 멈추어 쉬는 것이 필요함을 말씀하시려는 것이 아닐까요? 특별히 다른 날보다도 쉬신 이 날을 복되게 하시고, 거룩하게 구별하신 뜻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히 지키라는 십계명도 있지만, 쉼이야말로 노동의 완성이 아닐까 합니다. 컨베이어 벨트 앞에서 허둥지둥 어쩔 줄 몰라 하던 찰리 채플린의 영화 ‘모던 타임즈’ 가 보여주듯이 산업화로 일군 현대는 “쉬지 말고 일하라”는 계명에 복종한 시대였습니다. 무엇이라도 하지 않으면 불안해서 견딜 수 없는 우리들을 종종 발견합니다. 우리는 그렇게 잠시도 편안히 쉬지 못하고 무한경쟁을 하며 끊임없이 달려 왔지만, 그렇게 해서 만든 것은 철학자 한병철이 말하듯, 피로사회, 우울사회였던 것은 아닌지 살펴 볼 일입니다. “먹지 않으면 죽는다. 그러나 너무 많이 먹어도 죽는다.”라는 유대 속담처럼 먹고 살기 위해서 우리는 일해야 하지만, 너무 많이 일하면 도리어 살지 못하고 죽을 것입니다. 가끔은 모든 일에서 손을 떼고 훌쩍 떠나 일없이 지내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목적이 이끄는 삶뿐만 아니라, 그냥 사는 삶 또한 즐길 줄 알아야 합니다. 쉼이 노동의 완성이라면, 밤의 달콤한 잠이 깨어 있는 낮의 일상의 완성이고, 죽음 또한 우리네 삶의 완성일 것입니다. 낮의 자녀로 열심히 일하며 성실한 삶을 사는 것이 중요한 만큼 푹 자면서 충분히 쉬고, 영원한 안식에 들어가는 것도 그만큼 중요할 것입니다. 기도 : 모든 것을 창조하시고, 모든 일에서 손을 떼고 쉬신 하나님, 우리에게 저녁이 있는 삶을 허락해 주소서. 아이들과 냇가나 오솔길을 걸으며 재잘거릴 수 있는 시간과 마음의 여유를 허락해 주소서. 계속 굴러가는 삶이 아니라 잠시 멈추고, 지금 어디까지 왔는지, 왜 왔는지, 무엇을 향해 가는지 살피게 하여 주소서. 너희는 멈추고 내가 하나님임을 알라는 말씀에 따라 우리 안에 오롯이 담겨있는 주님의 형상을 깊이 묵상하게 하소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