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참 좋았다
하나님이 손수 만드신 모든 것을 보시니, 보시기에 참 좋았다.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엿샛날이 지났다.(창세 1:31)
하나님께서 모든 창조의 일들을 마치시고 ‘보시기에 참 좋았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첫째날부터 여섯째날까지 각각의 창조물들이 생겨날 때마다(1:4, 10, 12, 18, 21, 25) “보시기에 좋았다”고 하셨는데 창조를 모두 끝낸 31절에서는 “참 좋았다”라고 하십니다. 하나 하나 만들어갈 때도 좋지만 모든 것이 완성되어 전체가 어우러진 최종의 모습을 볼 때 더욱 좋은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다”라는 것은 무엇이 좋았다는 것일까요? 겉모양이 보기에 좋다는 것을 뜻할까요? 여기에서 ‘좋다’라는 말은 ‘기쁜, 실질적인, 적절한, 적합한, 좋은, 친절한, 도덕적으로 훌륭한’ 등의 많은 의미가 있습니다. ‘좋다’라는 말은 잘생긴 사람을 지칭할 때도 쓰이지만(출애 2:2, 삼상 16:12, 왕상 1:6) 그보다는 어떤 사건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그렇게 해서 나타난 결과가 본래적인 뜻을 유지할 때에 사용됩니다.(시 92:2)
하나님께서 모든 만물을 만드시고 “참 좋았다.” 하신 것은 모든 창조물들이 하나님께서 계획하신 대로 만들어졌으며, 그 창조물들이 자신의 위치에서 제 기능을 발휘하면서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것을 말해 줍니다.
우리는 아름다운 사람을 만날 때, 세월의 흐름에 따라 계절이 바뀔 때, 갖가지 동식물들이 저마다 지닌 신비에 접할 때, 이 모든 것이 서로 조화를 이루어 모든 것이 순리대로 진행되어 갈 때 우리는 “참으로 좋다”라고 말하며, 이 모든 것을 창조하신 하나님을 찬양하게 됩니다.
또한 우리는 누군가를 사랑할 때 “참 좋다”라고 말하게 됩니다. 사랑의 눈으로 본다면 좋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자신이 만드신 모든 피조물들을 보았을 때 느껴진 감정은 바로 사랑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또한 모든 존재하는 것들을 사랑의 눈으로 보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겪는 수많은 부정과 부패, 각종 비리와 차별과 폭력, 내 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는 욕망과 열등감, 수치와 부끄러움 등 온갖 못난 점과 고통들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래도 우리는 여전히 “참 좋다”라는 마음과 사랑의 시선을 간직해야 합니다. 좌절과 절망의 늪에서 헤어 나올 수 있는 길은 어떤 상황에서도 사랑을 간직하고 희망을 굳게 붙잡을 때만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기도: 모든 것을 참 좋게 만드신 하나님! 그 아름다움과 선함을 보게 하소서. 우리의 눈을 뜨게 해 주셔서 존재하는 모든 것에서 당신의 능력과 섭리를 보게 하소서. 사랑의 시선을 놓지 않고, 희망의 불씨를 간직하게 하소서. 그리하여 모든 그늘에서 벗어나게 하여 주소서.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