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하나님의 형상
하나님이 말씀하시기를 “우리가 우리의 형상을 따라서, 우리의 모양대로 사람을 만들자, 그리고 그가,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와 땅 위에 사는 온갖 들짐승과 땅 위를 기어다니는 모든 길짐승을 다스리게 하자”하시고, 하나님이 당신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셨으니,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셨다. (창세 1:26-27a)
성경은 하나님과 관련하여 어떤 형상도 만들지 말라고 합니다. 출애굽기 20장의 구절에 의하면 위로 하늘에 있는 것이나, 아래로 땅에 있는 것이나, 땅 아래 물 속에 있는 것이나 어떤 모양을 본떠서 만들어지는 형상은 곧 우상이 되고 맙니다. 그 어떤 것이라 하더라도 무한하신 하나님을 가두어 놓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성경은 또 우리 인간이야말로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았다고 말합니다. 따라서 우리가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 길은 인간 자신에게 있습니다. 이것은 매우 깊은 진리입니다.
우리는 사회화 되면서 이 사회가 가르쳐준 것들에 자신도 모르게 물들게 됩니다. 성공과 경력과 명성과 돈과 자신만의 시간과 자아실현 등. 세상은 그럴 듯한 많은 것으로 우리를 유혹하고 거기에서 참된 삶의 의미가 있고 행복이 있다고 쉼 없이 속삭입니다. 그러나 우리 마음 깊은 곳에는 그 모든 것을 뛰어넘는 근원적 갈망이 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형상과 관련된 것입니다.
신학자들은 인간의 어떤 점이 하나님의 형상일까를 논의해 왔습니다. 사유하는 능력, 하나님과 상대하여 소통할 수 있음,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자유 등. 그 각각의 내용들이 깊이 있게 생각해 볼 만합니다. 그 무엇이 되었든 우리는 우리 자신이 지닌 그 깊은 신비를 추구해야 합니다.
생존하기 위해 쌓아가는 관계가 아니라 참된 신뢰에 대해, 그저 정서적인 자신의 욕구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사랑에 대해 알고자 한다면 우리는 우리 안에 이미 존재하고 있는 하나님의 형상을 되찾아야 합니다. 바닥을 알 수 없는 더 깊은 우리의 내면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연출하시는 우주적 드라마 속에서 우리가 맡고 있는 역할을 깨달을 때 우리의 생각은 지혜가 되고, 우리의 감정은 사랑이 되고, 우리의 행위는 능력이 되는 것입니다.
* 기도: 하나님! 우리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울리는 근원적 사랑에 닿게 하여 주소서. 눈을 들어 하나님을 바라보게 하소서. 깊은 자신의 우물로부터 생수를 긷게 하여 주소서. 당신께서 영원히 마르지 않는 샘이 되어 주소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4. 하나님의 형상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다. (창세기 1:1)
창세기의 첫 구절은 우리를 신비(神祕)의 세계로 인도합니다. 우리는 태초를 알 수 없습니다. 시간이 시작된 그 순간의 천지가 어떠했는지 알 수 없으며, 하나님도 우리에게는 영원한 비밀입니다. 모든 존재자들은 존재하는 것에서만 나올 수 있다고 생각했던 그리스 철학자들에게 무(無)로부터의 창조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이었듯이, 우리는 창조의 순간에 대해서 아무 것도 알 수 없고 그래서 말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