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하나님께서 말씀하시길
하나님이 말씀하시기를 “빛이 생겨라” 하시니, 빛이 생겼다. 그 빛이 하나님 보시기에 좋았다.(창세 1:3-4a)
우리는 많은 말을 하고 삽니다. ‘말’은 인간임을 표시하는 대표적인 특징입니다. 인간은 동물과 소통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동물을 말을 할 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사람이 말을 한다는 사실은 중요합니다. ‘말’은 곧 생각이고, 생각할 줄 하는 동물인 인간의 전유물입니다.
우리는 많은 말을 하고 삽니다. 내 마음을 전하는 말, 누군가를 부르는 말, 무엇을 시키는 말, 자세히 설명하는 말, 이웃의 얘기를 전하는 말, 세상의 소식을 알리는 말, 기쁨을 표현하는 말, 슬픔에 젖어 탄식하는 말, 울부짖는 말, 괜스레 해보는 말, 화가 나서 홱 지르는 욕의 말! 등등 이 말들 중에는 꼭 필요한 말이 있고, 헛된 말이 있고, 해서는 안 될 말이 있고, 마음을 움직이고 가슴을 일렁이게 하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는 많은 말을 하고 삽니다. 그런데 사실 “사람의 말”은 “하나님의 말씀”으로부터 온 것입니다. 우리의 말이 진정 쓸모 있고 제대로 사용되는 말이 되려면 하나님의 말씀으로부터 비롯되어야 합니다. 하나님은 말씀하심으로 빛을 내셨습니다. 어둠을 품어 안는 빛이 말씀으로 생겨난 것입니다. 우리의 말 또한 빛이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땅에 떨어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말“씀”입니다. 말이 반드시 쓰입니다.
우리는 많은 말을 하고 삽니다. 그 말이 공중에서 흩어지지 않고 땅에 안착하여 잘 쓰이길 바랍니다. 그 말이 보기에 좋기를 바랍니다. 듣는 사람에게 생기를 불어 넣는 말이길 바랍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아름답고 정확하게 말하라!”라고 조언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여기에 하나를 덧붙여서 “사랑을 담아 아름답고 정확하게 말하라!”라는 표어를 제 컴퓨터에 붙여 놓았습니다.
우리는 많은 말을 하고 삽니다. 우리의 그 많은 말들이 진정 하나님의 말씀으로부터 온 것인지 늘 성찰해야 합니다. 그래서 요한복음서는 태초를 생각하며 자신의 문서를 이렇게 시작했던 것입니다. “태초에 말씀이 계셨다.”
기도: 하나님! 우리 입을 통하여 나오는 모든 말들이 당신의 말씀에 기댄 것임을 기억하고, 언제나 당신의 뜻을 전하는 말들이 되게 하여 주소서. 우리를 당신의 형상으로 창조하셨으니, 우리 말 속에서 하나님의 말씀이 울려 나오게 하소서.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